마지막 챕터 '나'
한국에 돌아와 다시 무용과의 일상을 살아갔다. 하지만 그전과는 다른 학교생활이었다. 순간순간 일어나는 일들을 오직 직선으로만 해결해 보려 했던 내가 막힌 길 앞에서 때론 비행기도 타 보고 산도 넘어가 보고 아니면 유턴도 했다가 새로운 길을 직접 만들어 가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정말 놀라운 변화였다.
유연하게 생각하는 방법이 길러지다 보니 나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수용하는 자세가 생겨났다.
이 변화들을 표현하자면 마치 박하사탕 같은 사람이 된 느낌이었다.
꽉 막힌 것이 아닌 박하 향과 맛처럼 모든 것을 열어두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런 사람 말이다.
언젠가부터 예쁘다 보다는 멋지다는 말을 들을 때 기분이 좋아졌다. 외면적으로 가 아닌 내면적으로 말이다. 내면적으로 멋진 사람이 되기를 정말 원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른 사람에게서 멋지다는 말을 듣기 위해 사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멋짐을 느낄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었다. 그렇게 하나하나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과 삶을 노트에 적기 시작했다.
노트에 적어 둔 것 중 몇 가지를 골라와 봤다.
1. 나는 2023년 뉴욕에 다시 간다.
2. 나는 대학교를 누구보다 즐겁고 행복하고 뿌듯하게 마무리한다.
3. 나는 섭식 장애를 극복한다.
4. 나는 뉴욕에서 사업을 시작한다.
5. 나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쓴다.
6. 내가 없는 것 같은 이 마음은 채워진다.
7. 나의 속도를 따라 산다.
지금 내가 써 둔 내용을 보면 ‘~할 것이다.’가 아닌 ‘~한다.’라고 적어 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만의 방법이라면 방법인 이 글쓰기는 미래형으로 쓰는 것이 아닌 이미 확신한다는 의미를 더 내포하여 내가 원하는 삶과 원하는 나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적어두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글 쓰는 것의 힘을 믿는다. 말로만 한다면 공중에 흩어져 날아가 버리지만 글로 구체적으로 어딘가에 남겨둘 때 더 머리와 마음에 남고 그것이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생각보다 별것 아니지만, 이것도 습관이 들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원하는 것이 생각났을 때 바로바로 노트에 적어두는 것도 습관의 힘인 것 같다.
이처럼 당신이 원하는 삶과 자신의 모습이 있다면 상상만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기록해 두길 바란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 이루어졌을 이것들을 기대하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