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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이 설란 Oct 22. 2024

잊지 말고 Clap along

행복을 노래한 아티스트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랑'이라는 단어만큼이나 노래 가사에 많이 등장하는 단어 '행복'다.

시, 소설, 에세이 등 행복에 관한 작품은 무수히 많지만 멜로디와 함께여서 더 특별해지는 노랫말은 어떤 행복을 선사할까?


오늘은 제목에 'Happy'가 들어간 두 곡의 가사를 음미해 보며 아티스트들 행복을 어떻게 풀어냈는지 들여다보려고 한다.


제이 레빗 <Happy Things>



둥근 해가 뜨면 제일 먼저
기분 좋은 상상을 하지
하나 둘 셋! 자리에 일어나
하마처럼 입을 쫙 하품을 한번 하고
두 눈을 크게 뜨고
번쩍 기지개를 한번 쭉 켜고
즐거운 상상을 맘껏 즐겨 잊지 말고
Happy Happy Things!

상쾌한 바람이 부는 아침에
한껏 여유 부릴 때
유난히 안색이 좋아 뭘 입어도
다 잘 어울리고 다 예뻐 보일 때
좋아하는 노랠 들으며 걸어갈 때
시간 맞춰 버스를 탈 때
유난히 사람이 많은 출근길
딱 내 앞에서 자리 났을 때

(중략)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을 때
괜히 기분이 좋아서 혼자 막 춤출 때
아주 머리가 잘 돌아갈 때
말도 안 돼! 공부 안 했는데 백점
오! 누군가 보고 싶을 때
그대가 내 맘 알아줄 때
모두 상상만 해도 정말 기분 좋아
잊지 말고 Happy Happy Things!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행복한 삶을 원한다면
모두 상상만 해도 정말 기분 좋아
잊지 말고 Happy Happy Things!


'제이 레빗'은 정 씨 성의 토끼띠 여성 듀오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아티스트는 아니지만 특유의 밝고 희망적인 멜로디와 가사를 좋아하는 팬이 확고하다.


<Happy Things>는 2012년 발표된 행복에 관한 곡으로 경쾌한 피아노 소리, 청아한 목소리, 귀여운 가사가 듣는 이를 행복하게 만든다.

당시 두 사람은 풋풋한 사회 초년생이었던 만큼 가사 또한 청년층이 공감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말도 안 돼! 공부 안 했는데 100점


유난히 사람이 많은 출근길 딱 내 앞에서 자리 났을 때


공부도 안 했는데 100점, 마침 내 앞에서 자리가 나는 행운이라니.

노랫말 치고는 일상적인 말들이 학생들이나 연차가 얼마 안 된 직장인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는데, 유난히 눈 안 떠지는 출근 날 아침에 억지로라도 듣곤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어느덧 12년이 훌쩍 지나 년이 된 토끼띠의 두 여인은 이제 또 어떤 행복을 찾으며 살아가고 있을까?


예전만큼 자주 시험을 볼 일도, 출근을 위해 만원 버스에 몸을 실을 일도 적어졌지만

일상의 소중함을 돌아보게 하는 경쾌한 가사는 여전히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한다.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아이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말로 이루어져 있 마치 동요를 듣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 이 곡은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을까.


둥근 해가 뜨면 제일 먼저

기분 좋은 상상을 하지


곡은 '기분 좋은 상상'으로 시작되는데 노래의 처음부터 끝까지 상상이라는 단어가 총 다섯 번 등장한다.

작사에도 직접 참여한 두 아티스트는 이렇듯 '상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듯하다.


행복한 순간을 상상하는 것은 아이도, 엄마도, 아빠도, 할머니, 할아버지 누구나 다 할 수 있지만,

당장 실재하지 않는 것을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 중 사람만이 가진 특별한 능력이다.


실제로도 우리는 항상 미래의 어떤 순간을 기다리고, 기대하며 살아가지 않는가.

그러기에 아티스트는 즐거운 상상을 맘껏 즐기라고 이야기한다.

단순히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행복해질 수 있다.

그러다 상상했던 일이 실제로 일어나면 더 행복하고, 일어나지 않아도 그만이다.


그런데 더  중요한 건 실천에 옮기라는 메시지다.

상상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마냥 쉽지는 않기에 부디 잊지 말고 행복한 일들을 떠올리라고 당부한다.

일상의 사소한 순간들은 일부러 느끼지 않으면 그냥 흘러가버리기 때문이다.



상상력은 근육과 같다. 근육은 단련하지 않으면 쇠약해진다.

작가 닐 게이먼(Niel Gaiman)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을 잊지 말고, 기분 좋은 상상을 지속할 것을 강조하며 곡은 이렇게 마무리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행복한 삶을 원한다면

모두 상상만 해도 정말 기분 좋아

잊지 말고 Happy Happy Things!


<Happy Things>가 흥얼흥얼 콧노래를 부하는 곡이라면, 이번엔 둠칫둠칫 이라도 춰야 할 것 같은 해외의 곡을 들어보자.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 <Happy>




(중략)


Because I'm happy
왜냐면 나는 행복하니까

Clap along if you feel like a room without a roof
지붕 없는 방에 있는 기분이 든다면 손뼉 쳐요

Because I'm happy
왜냐면 나는 행복하니까

Clap along if you feel like happiness is the truth
행복이 진실이라 느껴진다면 손뼉 쳐요

Because I'm happy
왜냐면 나는 행복하니까

Clap along if you know what happiness is to you
당신에게 행복이 무슨 의미인지 안다면 손뼉 쳐요

Because I'm happy
왜냐면 나는 행복하니까

Clap along if you feel like that's what you wanna do
그것이 바로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이라면 손뼉 쳐요


(후략)



마치 지구촌 축제 분위기를 연상케 하는 <Happy>를 노래한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는 프로듀서이자 가수, 그리고 2023년 임명된 루이뷔통 남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다재다능한 이 아티스트가 타국의 언어로 노래한 행복은 무엇일까?

<Happy>는 2013년 발표작이며 작사, 작곡, 노래, 프로듀싱까지 모두 퍼렐 윌리엄스가 직접 참여했다고 한다. 이 곡은 원래 애니메이션 영화 <슈퍼배드 2>를 위해 제작된 곡으로, 영화 속 주인공인 '그루'가 악당 생활을 청산하고 아버지로서의 삶을 받아들이는 장면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한다.


또한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24시간 길이의 프로젝트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는데, 사람들이 하루 종일 <Happy>에 맞춰 춤추는 장면을 담은 여러 버전의 영상 존재한다.



https://youtu.be/ZbZSe6N_BXs?si=G3OjwLOe_7YfklPp



그는 행복이 진실이라 느껴진다면, 그리고 행복이 어떤 의미인지 알았다면 대뜸 손뼉 치라고 말한다.
행복하다면 손뼉 치고 즐기라는 아주 간단명료한 메시지다.

누구나 그러하듯 행복한 순간을 온전히 누리고 맘껏 즐겼던 적은 손에 꼽을 만큼 적.


그래서인지 행복을 축제처럼 즐기라는 메시지가 박수라는 노랫말 압축되어 있다.


새삼 이 아티스트자신의 예술적 재능을 단 몇 줄에 녹여 억 단위의 지구인이 행복을 흥얼거리게 한 대단한 사람이라 느껴진다.


루이통을 입을 수 있는 사람은 제한적이지만 <Happy>는 전 세계 아무나 부를 수 있다.
가사가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는 아이들도 해피~해피~해피~해피~ 노래 부를 수는 있다.

이 얼마나 짜릿한 노랫말의 힘인가.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음악이 되어 여기저기서 흘러나온다면 루이뷔통 최대 매출을 달성한 것보다 행복할 것만 같다.

Can't nothing (Happy, happy, happy, happy)

Bring me down


그야말로 행복을 만끽하는 그 순간엔 아무것도 나를 끌어내릴 수 없다는 단언에 오늘 당장 파티라도 열어야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부디 잊지 말고 즐거운 들을 상상하며, 행복의 순간을 맘껏 즐기라는 아티스트들의 말을 곱씹으며 오늘의 행복에 집중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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