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옆으로 걷는 거야
어디든 부딪혀 보는 거야
허방에도 풍덩 빠져 보는 거야
누구나 결정적 한 방은 있는 거니까
좌충우돌 기다 걷다 뛰다 보면
훌쩍 비상할 때가 있을 거야
하루가 백날 같이 지난다 해도
차근차근 밟아가는 거야
상처 난 집게발이 아물 때쯤
미완의 아픈 숨이 훑고 간 등 위로
견고한 요새가 자리 잡는 거야
치어기를 지나온 너처럼
이유 있는 시작은 언제든 움트는 거야
모래알 사이사이 느린 걸음 따라
왼쪽 오른쪽 돌다 보면
길잡이가 된 바다의 말이 들려와
한낮의 별은 멈춰야 보이는 것
배경이 사라진 기억은
정체 모를 한밤의 층간소음 같아서
먹이사슬이 만든 꼭짓점은
느리게 쌓아야 무너지지 않는 거야
심해를 건너온 단단한 다리로
마르지 않는 물의 노래를 들려줄래
바람과 파도 소리로 익은 연민은
영원으로 돌아갈 슬픔의 기원인 거야
게딱지에 비벼 샤르르 한입 가득
당신의 황홀로 접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