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탈리스트>
*영화의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 인간이 자신을 둘러싼 사회적 계급, 권력 관계 속에서
어떻게 소모되고 변형되는지를 조소하듯 보여주는 영화.
브루탈리즘은 거칠고 노출된 콘크리트 구조와 기능성을 강조하는 건축 양식이다. 토스의 삶은 노출 콘크리트처럼 투박하고, 벗겨지고, 세련되지 않은 방식으로 전개된다. 영화 속 건축물들은 마치 감정을 지닌 듯 존재감을 드러내며, 토스의 세계를 압도한다.
영화는 예술과 권력의 관계를 블랙코미디적 방식으로 조롱한다. 토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는 자신의 건축을 실현하기 위해 침묵한다. 예술가와 자본가의 관계가 적나라하게 그려진다. 가장 극단적인 방식으로 계급과 권력의 매커니즘을 폭로하는 순간이다.
감독은 비스타비전 필름을 사용하여 인물들을 넓고 황량한 공간에 배치하는데 미국에서의 고립감이 시각적으로 강화된다. 또한, 영화 내내 카메라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클로즈업을 통해 감정을 압축한다. 음악 역시 이러한 감정선을 따라간다. 클래식과 실험적인 전자 음악이 혼재하며, 토스가 건축을 설계하는 장면에서는 웅장한 오케스트라 선율이 흐르지만, 그가 해리슨에게 종속될 때는 불협화음이 강조된다. 이러한 대비는 영화의 충격을 극대화한다.
브루탈리스트는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예술이 어떻게 거래되고, 소모되고, 때로는 파괴되는지를 보여주는 차가운 기록이다. 토스의 건축물들은 거대한 기념비로 남아 있다. 그가 쌓아 올린 건축물은 과연 순수한 열망의 결과물인가? 아니면 타협과 착취, 굴욕과 희생이 만들어낸 유산인가? 이름은 남았지만, 그의 삶은 어떤 기억으로 남아야 할까? 브루탈리스트는 바로 그 모순과 아이러니 속에서 끝을 맺는다.
<브루탈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