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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여백 3집 08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가장 무서운 건 정치인이다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by 그린
기본 정보

장르 스릴러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96분

감독 김태곤

출연 이선균, 주지훈, 김희원

시놉시스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 생존자 전원이 타깃이 되었다. 기상 악화로 한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공항대교. 연쇄 추돌 사고와 폭발로 붕괴 위기에 놓인 다리 위에 사람들이 고립된다. 이때 극비리에 이송 중이던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군사용 실험견들이 풀려나고 모든 생존자가 그들의 타깃이 되어 무차별 공격당하는 통제불능의 상황이 벌어진다. 공항으로 향하던 안보실 행정관(이선균)부터 사고를 수습하려고 현장을 찾은 렉카 기사(주지훈), 그리고 실험견들을 극비리에 이송 중이던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책임연구원(김희원)까지. 사상 최악의 연쇄 재난 발생, 살아남기 위한 극한의 사투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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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요약

인천대교 위, 짙은 안갯속 연쇄 추돌사고로 인해 다리가 무너지고 수많은 차량이 고립된다. 현장에는 청와대 국가 안보실 행정관 차정원, 렉카 운전사 조박, 박사, 군인, 아이 등 서로 다른 사연을 지닌 사람들이 함께 갇히게 된다. 문제는 정체불명의 공격견들. 사고 직전 수송 중이던 군 실험견들이 케이지에서 풀려나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습격하기 시작한다. 이 개들은 국방부가 극비리에 추진한 생체 병기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산물로, 특정 음성을 인식해 타깃을 지정하고 끝까지 추적하는 치명적인 무기를 목표로 개발된 존재였다. 그러나 시스템 오류로 인해 다리 위 모든 생존자들이 타깃으로 지정되고 만다. 한편 차기 대선후보이자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정현백은 자신의 정치생명을 지키기 위해 구조 요청을 묵살하고 이들을 버리기로 결정한다. 이에 분노한 차정원은 박사의 노트북과 조박의 렉카 차량을 이용해 실험견들을 유인하고, 끝내 탈출에 성공한다. 마지막 장면, 정현백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는 차정원.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실체는 세상에 드러나고, 국가의 비밀은 국민 앞에 낱낱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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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 포인트

이선균의 마지막 열연

이선균은 청와대 국가 안보실 행정관 '차정원' 역을 맡아, 끝까지 생존자들을 지키려는 영웅의 면모를 보여준다. 대사를 넘어 눈빛과 몸짓으로 감정을 전달하며, 그의 마지막 모습은 관객의 기억에 깊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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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재난 스릴러의 새로운 시도

자연재해로 인한 재난이 아닌, 군사 실험체가 만들어낸 괴물이라는 설정은 한국 재난 영화 장르에서 드물다. 안개, 고립, 붕괴되는 다리, 개의 시점 등의 요소들이 공포감을 극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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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책임을 묻는다

영화에는 권력자의 책임 회피와 은폐를 고발하는 정치적 비판이 녹아있다. 구조를 외면한 고위 공직자에게 주먹을 날리는 차정원의 모습은 묵직한 메시지를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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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포인트

정치계의 은폐를 비판하다

‘프로젝트 사일런스’를 은폐하기 위해 시민들의 생명을 외면한 정현백. 그는 영화 속에서 차기 대권 주자로 상징되며, 비인간적이고 계산적인 권력자의 전형으로 그려진다. 구조 요청을 묵살한 그의 결정은, 실제 현실 정치에서 반복되는 위기 은폐와 책임 회피를 상징한다. 차정원이 마지막에 정현백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는 장면은 카타르시스처럼 보이지만, 실은 현실에선 불가능한 상상 속 반격에 불과하다. 영화는 그 ‘과장된 설정’을 통해, 오히려 현실의 냉혹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괴물이 나타나는 재난’보다 더 무서운 건, 시민을 버리는 정치의 현실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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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이선균 배우의 유작

영화는 이선균 배우의 유작이 되었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내면 연기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 이선균은 언제나 인간적인 복합성을 가진 인물을 표현해온 배우였기에, 관객 입장에서는 “이 정도 설정에 이선균 배우까지?”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그의 마지막 등장 자체가 의미 깊지만, 유작으로서의 울림은 생각보다 얕고 평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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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줄 풀린 개보다

정치인이 더 무섭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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