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외계+인 2부> 리뷰
기본 정보
장르 액션, 판타지, SF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22분
감독 최동훈
출연 류준열, 김태리, 김우빈, 이하늬,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진선규
시놉시스
반드시 돌아가야 한다. 모두를 지키기 위해! 인간의 몸속에 가둬진 외계인 죄수의 탈옥을 막으려다 과거에 갇혀버린 ‘이안’(김태리)은 우여곡절 끝에 시간의 문을 열 수 있는 ‘신검’을 되찾고, ‘썬더’(김우빈)를 찾아 자신이 떠나온 미래로 돌아가려고 한다. 한편 이안을 위기의 순간마다 도와주는 ‘무륵’(류준열)은 자신의 몸속에 느껴지는 이상한 존재에 혼란을 느낀다. 그런 ‘무륵’ 속에 요괴가 있다고 의심하는 삼각산 두 신선 ‘흑설’(염정아)과 ‘청운’(조우진), 소문 속 신검을 빼앗아 눈을 뜨려는 맹인 검객 ‘능파’(진선규), 신검을 차지하려는 ‘자장’(김의성)까지 ‘이안’과 ‘무륵’을 쫓기 시작한다. 한편 현대에서는, 탈옥한 외계인 죄수 ‘설계자’가 폭발 시킨 외계물질 ‘하바’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우연히 외계인을 목격한 ‘민개인’(이하늬)은 이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모든 하바가 폭발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단 48분, 시간의 문을 열고 무륵, 썬더, 두 신선과 함께 현재로 돌아온 이안. 마침내 모든 비밀이 밝혀진다!
기억과 전생, 유전자까지 얽힌 복합적 시간 구조가 핵심이다. 시간 여행을 인물 간 ‘만남’이 아닌, 시간 간의 ‘포개짐’으로 읽을 때 영화의 미학은 살아난다.
무륵은 외계 존재와의 교감 속에서 도사로 거듭난다. 인간과 외계 생명체의 경계, 그리고 본질적 정체성에 대한 질문은 결국 관객에게로 돌아온다.
영화의 핵심 빌런인 설계자는 강력한 힘을 통해 지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자 한다. 그는 죄수의 우두머리로 모든 것을 설계한다. 그런 그가 과연 운명까지 설계할 수 있을까.
왜 혹평만 많은지 모르겠다. 세계관은 방대하지만 캐릭터 드라마가 약하다, 관객이 따라가기 버겁다는 식의 지적이 많다. 하지만 내 생각은 전혀 다르다. 이건 아주 잘 만든 수작이다. 1부에서는 세계관을 형성하고 사건들을 촘촘히 깔아두었다. 그리고 2부에서는 그 사건들을 해소하면서 예상 밖의 반전이 연속적으로 터진다. 사건과 사건이 얽히고, 인물 간의 시간축이 꼬이고, 정체성이 바뀌고 또 뒤집힌다. 그 복잡함이야말로 이 시리즈의 미덕이자 재미다. CG, 액션, 설정, 연기, 연출, 심지어 유머까지… 다 좋았다. 정말 아쉬운 건 단 하나, 1부와 2부 사이의 간격이 좀 길었다는 점이다. 2년은 관객의 몰입감을 깨뜨리기 충분한 시간이다. 더 빠르게 2부가 나왔더라면 1부를 잊지 않은 팬들이 훨씬 더 열광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분명하다. 외계+인> 시리즈는 한국의 SF로 판타지를 완성했다. 이제 충분히 세계로 나갈 수 있지 않을까.
가장 강렬한 반전은 무륵의 정체에 있었다. 1부는 무륵의 몸에 설계자가 들어간 것으로 끝났다. 그러나 2부에서 밝혀진 진실은 달랐다. 그 직전에 가드가 무륵을 구했고, 설계자는 이안의 몸에 들어갔던 것. 가드는 무륵의 몸속에 자신의 에너지를 저장했고, 결국 무륵이 ‘가드’가 되었다. 썬더 또한 흥미로운 방식으로 존재를 분산시킨다. 떨어진 곳에 있던 두 나무꾼을 복제해 자신의 에너지를 나누어 저장한다. 그것이 바로 우왕이와 좌왕이. 이들은 과거부터 무륵과 함께 다녔고, 훗날엔 이안을 따라다닌다. 즉, 과거에서도 가드(무륵)와 썬더(우왕, 좌왕)는 한 팀으로 함께 움직였다. 그리고 그들은 이안을 보호했다.
또한 이안의 친구 민선의 이모인 민개인도 눈여겨볼 만하다. 1부에서는 그저 가드에게 호감을 가진 주변 인물로 보였지만, 2부에서는 이야기의 핵심 인물로 부상한다. 그녀는 능파의 후손이다. 그리고 능파의 비검을 물려받아, 죄수들을 상대할 수 있는 운명을 타고난 존재다. 이처럼 2부는 1부에 뿌려둔 복선과 인물의 연결고리를 반전으로 엮어낸다. 설정의 밀도는 곧 감정의 힘이 되고, 시간의 복잡함은 그 자체로 한 편의 판타지 시학이 된다.
<외계+인 2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