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드 V 페라리> 리뷰
기본 정보
장르 액션, 드라마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52분
감독 제임스 맨 골드
출연 맷 데이먼, 크리스찬 베일
시놉시스
1960년대, 매출 감소에 빠진 ‘포드’는 판매 활로를 찾기 위해 스포츠카 레이스를 장악한 절대적 1위 ‘페라리’와의 인수 합병을 추진한다. 막대한 자금력에도 불구, 계약에 실패하고 엔초 페라리로부터 모욕까지 당한 헨리 포드 2세는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 페라리를 박살 낼 차를 만들 것을 지시한다. 불가능을 즐기는 두 남자를 주목하라! 세계 3대 자동차 레이싱 대회이자 ‘지옥의 레이스’로 불리는 르망 24시간 레이스. 출전 경험조차 없는 ‘포드’는 대회 6연패를 차지한 ‘페라리’에 대항하기 위해 르망 레이스 우승자 출신 자동차 디자이너 ‘캐롤 셸비’(맷 데이먼)를 고용하고, 그는 누구와도 타협하지 않지만 열정과 실력만큼은 최고인 레이서 ‘켄 마일스’(크리스찬 베일)를 자신의 파트너로 영입한다. 포드의 경영진은 제멋대로인 ‘켄 마일스’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며 자신들의 입맛에 맞춘 레이스를 펼치기를 강요하지만 두 사람은 어떤 간섭에도 굴하지 않고 불가능을 뛰어넘기 위한 질주를 시작하는데… 그 어떤 각본보다 놀라운 실화가 펼쳐진다!
줄거리 요약
1960년대, 미국의 포드 자동차는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세계적인 자동차 레이스 ‘르망 24시’에서 우승을 목표로 삼는다. 이를 위해 자동차 디자이너 ‘캐롤 셸비’(맷 데이먼)와 천재 레이서 ‘켄 마일스’(크리스찬 베일)를 영입해 레이싱카 GT40 개발에 착수한다. 하지만 경영진의 마찰과 정치적 압력 속에서도 이들은 ‘기술’과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며 최강의 페라리를 넘어서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마침내 1966년 르망 24시 레이스에서 GT40는 압도적인 성능을 선보이며 1~3위 석권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다. 하지만 포드 본사의 이미지 전략으로 인해 켄 마일스는 1위를 양보해야 했고, 그는 레이스 후 새로운 차량 테스트 도중 사고로 사망한다. 그의 죽음은 끝내 인정받지 못한 천재의 상징으로 남는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브랜드 자존심’과 ‘인간의 존엄’이 교차. 포드와 페라리의 경쟁을 통해 20세기 산업 전쟁의 한 단면을 조명한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르망 24시는 실제 기록을 기반으로 긴박하게 재현되며, 고속 질주와 교차 편집으로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레이싱 장면의 완성도는 그 자체로 관람 이유가 된다.
셸비는 전략가이자 인간 중심의 디자이너다. 그의 결단과 철학은 자동차 기술의 한계를 넘어선 인물의 드라마로 그려진다.
포드 본사의 이미지 전략에 따라 팀 전체의 공동 피니시를 연출하기 위해, 마일스는 결승선 직전 속도를 줄인다. 이것은 개인의 승리를 조직의 이익에 바치는 ‘희생’의 상징이 된다. 명백히 가장 빠른 드라이버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역사 속 1위로 남지 못한다. 기업의 명예가 개인의 업적을 지워버리는 순간. 진짜 1등은 누구인가. 전 세계를 향한 퍼포먼스처럼 연출된 이 피니시 라인은 포드의 마케팅 전략이자 승자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드는 장치다. 역사적으로 기록된 장면이지만, 영화에서는 그것이 조직의 위선으로 그려진다. 정치적 연출과 진정한 승부의 간극을 드러내는 장면. 연출된 승리의 딜레마.
There's a point at 7,000RPM
“There’s a point at 7,000 RPM… where everything fades. The machine becomes weightless. Just disappears. And all that’s left is a body moving through space and time. 7,000 RPM. That’s where you meet it. You feel it coming. It creeps up on you, close in your ear. Asks you a question. The only question that matters. Who are you?”
셸비는 “250마일로 달리면, 세상이 느리게 보이기 시작한다”고 말하며, 인간이 느끼는 ‘속도의 명상’을 말한다. 이 나레이션은 ‘기계’보다 ‘감각’에, ‘속도’보다 ‘고요’에 가까운 철학적 시선이다. 그리고 영화의 끝, 마일스를 떠올리며 덧붙이는 그의 나레이션은 ‘기억되지 않는 승자’에 대한 애도의 문장이 된다. 기계에 열광했던 시대의 이면, 그리고 그 안에서 나오지 못한 사람에 대한 조용한 송가. 그의 마지막 말은 승리보다 깊은 애도였다.
<포드 V 페라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