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7.15. vs KT
어떤 아침은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그런 예감이 있다. 그 예감은 맞을 때도 있고 틀릴 때도 있겠지만 대체로 좋은 일을 기대하려 노력한다.
7월 15일, 10:15. 송창식이 은퇴를 발표했다.
송창식은 토미존 수술과 버거씨병을 이겨냈다. 버거씨병은 운동 선수에게 사형 선고. 팀에서 방출된 이후에도 야구를 포기하지 않고 재활하여 다시 한화로 돌아왔다. 돌아와 곧 잘하자, 이번엔 여러 감독들이 그를 잔혹하게 기용했다. 송창식은 숱한 혹사와 부침에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다시 돌아왔다. 부상을 당해도 다시 돌아와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졌다. 그는 어떤 순간에도 고개를 젓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
한화의 암흑기는 길고 길었다. 끝없는 부진의 터널에 빠져 있었다. 그런 야구단을 야구단답도록 지탱한 백전노장 송창식에 대한 애환은, 한화 팬이라면 누구에게나 가슴에 품고 있을 것이다. 2018년 한화가 3위를 달성할 때, 송창식이 주역이 되지 못한 것은 마음 한 켠에 미안함을 더하게 하였다. 그는 결국 가을 무대에서 공을 던지지 못하고 은퇴를 선언했다.
송창식은 기억될까. 평균 자책점 5.31, 소화 이닝 707과 1/3이닝. 102개의 피홈런, 548개의 탈삼진. 송창식은 오늘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팬들 누구도 송창식을 원망하지 않는다. 자신의 오른팔을 팀에 바쳤고 불꽃 투혼으로 야구 볼 몇 안될 이유를 제공해주었다. 모두가 팀을 포기할지언정 송창식은 팀을 외면하지 않았다. 신사는 숙녀가 원할 때 기다려주었다.
송창식, 보고 싶었습니다. 당신의 지친 팔과 영혼에 깊은 쉼이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