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7. vs 롯데
장시환은 쓴웃음을 지었다. 한화가 9회초에 동점 홈런을 맞은 후에 낙심할 법 했는데도 말이다. 9회를 마무리한 선수들을 웃으며 맞이했다. 뾰로퉁하지 않았다.
장시환은 4경기 연속으로 좋은 투구 내용을 보였다. 불펜의 부진으로 자신의 승리가 계속 날아갔다.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오늘 경기만큼은 누구보다 승리 투수가 되고 싶었을 거라 확신했다. 친정팀을 상대로 멋진 투구를 보이고 승리 인터뷰를 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마운드를 내려왔을 것이다. 자신을 선택한 한화가 옳음을 증명할 좋은 기회였다. 그래도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마음에 남아 있는 나의 지난 날들의 회한과 아쉬움들을 떠올린다. 그 날의 아쉬움은 마운드를 내려오며 함께 내려놓고 와야 한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미련을 남기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그래도 웃는 장시환을 보며 마음이 치유된다. 야구에 치유력이 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