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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drew Jul 15. 2020

한화팬과 취준생의 상관 관계

2020.07.15. vs KT


한화의 팬을 하는건 오랜 취준생활을 겪는 것과도 같다.


(1) 잘될거라는 일말의 희망을 품지만 계속해서 눈 앞의 고비에서 막힌다. 때로는 인적성 검사에서, 때로는 최종 면접에서 좌절을 겪는다. 지나고 나서 복기하며 '이랬더라면, 저랬더라면'따위의 가정을 해보지만 정답은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른다. 한화 야구가 왜 안 풀리는지를 설명할 대답은 결국 돌고돌아 '야구는 잘하는 사람이 잘해요.'인 것처럼, 취업도 잘되는 사람이 잘되는 것일까?


(2) 다음 시즌에는 더 나아질 거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그 때엔 그 때의 악재가 기다리고 있다. 19년 하반기에는 무역 전쟁과 글로벌 경기침체, 20년 상반기에는 코로나-19. 매번 역대급이라고들 한다. 그런데 언제 좋았던 적이 있었던가? 정말이지 한화이글스한테 잘 적용되는 표현이다. 어떻게 매년 새로운 악재가 이 팀에만 오는가? 왜 한화는 매년 실패하는가?

 

한화의 2012 시즌을 기억한다. 전년도에 대약진을 거두고 스토브리그에서 야심찬 박찬호와 김태균 보강, 시범경기에서 3위의 성적. 그러나 시즌에 들어가며 한화는 연전연패를 하였고 결국 꼴찌로 추락하고야 만다. 정녕 류현진 보유팀이 맞는가?



(3) 100개도 넘는 서류를 넣고 계속해서 탈락하지만 나는 취업을 여전히 포기하지 않았다. 한화 야구도 오기를 가지고 계속하여 시청한다. 이제는 약간 한화를 나의 분신으로 생각하며 야구를 보고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어디 오늘도 지켜보자, 그러나 내일은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품으며 말이다.


 한화 선수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6회면 늘 상대팀이 경기를 리드하고 있어도, 한화 벤치는 팀원의 안타 하나에도 환호를 한다. 가망 없는 경기에 뭐가 저리 좋은건지 싶으면서도 그 마음에 십분 공감을 한다. 백에 하나라도 잘 풀릴 수 있을 거란 일말의 희망이 마음 기저에 있는게 나뿐만이 아니어서 위로가 된다.



그러니까 한화도, 나도, 오늘 또 다시 패배하였지만 내일은 좀 더 나을 것이라는 기대를 한다. 다음 시즌에는 가을 야구 무대에 다시 입성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하며 매일 하루를 마무리한다. 우리, 내일은 이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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