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수업 ep.5> 시어머님이 바라본 며느리의 스타일

며느리와 시어머님이 옷을 두고 주고받는 솔직한 대화

by 지나킴 마케터

며느리로서 가까운 거리에서 시어머님의 뛰어난 미적 감각을 배우며, 이런 이야기는 나만 알기 아깝다는 마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어머님께 옷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내 스타일 또한 많이 달라졌다고 믿었지만, 문득 궁금해졌다.


"과연 어머님은 며느리의 스타일 변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계실까?"


솔직한 답을 듣고 싶어 직접 글을 부탁드렸다. 그리고 이제, 시어머님의 시선으로 바라본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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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 바라본 며느리의 스타일 변화


나는 아들이 둘 있다.

둘째가 먼저 결혼을 하게 되었고,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나는 며느리감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컸다.


첫 대면을 앞두고 집안을 정리하고 꽃도 꽂으며 마음을 준비했다. 드디어 아들 옆에 선 며느리감이 거실로 들어왔을 때, 다소 긴장된 표정이 눈에 띄었다. 내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은 건 초롱초롱한 눈빛이었다.


그런데 곧 옷차림이 눈에 들어왔다. 솔직히 적잖이 놀랐다. 마음속으로 ‘아, 공부 잘하고 학구적인 사람들은 옷에는 크게 신경 안 쓰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단정하긴 했지만 특별히 멋을 낸 티 없는 평범한 차림. 기대와 설렘이 살짝 내려앉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 맑은 눈빛은 참 좋았다. 그 아이의 이력과 성품을 대변하는 듯 빛나 보였다. 나중에 들으니 그날의 스타일은 사실 아들의 조언 덕분이었다고 한다. 아들은 “그 옷이 가지고 있는 것 중에 그나마 나은 최선의 선택이었어”라며 웃었다.


직장생활로 늘 바쁘던 며느리는, 퇴사 후에야 나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건강과 출산 문제로 직장을 그만두고 여유가 생기자, 따로 만나 대화할 기회가 많아졌고, 그제야 서로를 더 깊이 알아갈 수 있었다.


많은 대화 속에서 유독 패션 이야기를 자주 나눴다. 내 젊은 시절의 옷차림, 살아오며 겪은 패션 에피소드까지… 친구와 수다 떨다 저녁까지 먹고 헤어질 때의 기분처럼, 며느리와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구나 싶어 새삼 놀랐다.


아들들의 결혼이 늦어지면서, 먼저 며느리를 만난 친구들은 내게 “딸 같은 며느리 기대하지 마, 꿈 깨라”는 조언을 많이 했다. 그래서 나름 기대치를 낮췄는데, 막상 솔직하게 대화가 통하다 보니 오히려 딸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얼마 후, 며느리가 집에서 독서를 엄청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런데 그 책이 패션 관련 서적이라니! 만날 때마다 옷차림이 조금씩 달라지더니, 어느 날은 정말 내 눈을 의심할 정도였다.


검은색 보트넥 원피스를 입고 나타난 며느리의 모습은 단정하면서도 우아했다. 늘 내가 강조하던 ‘검은색의 힘’을 완벽하게 보여준 순간이었다. 머리는 차분히 하나로 묶고, 귀에는 작은 진주 귀걸이. 군더더기 없는 조화에, 칭찬에 인색한 나조차 “정말 예쁘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아들이 한 술 더 떴다.

"오는 길에 백화점 에스컬레이터에서 여자들이 훔쳐보는 시선을 느꼈어. 내 아내라서 뿌듯하더라고."

너슬레를 피는 아들의 말에 우리는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


그날 며느리의 패션은 단연 최고였다. 며느리의 옷차림이 달라지는 걸 보면서, 무엇보다 배우고 시도하는 빠른 학습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미술을 전공했고, 어려서부터 옷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지금의 감각이 있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런데 며느리는 책으로 배우고, 곧장 실전에 옮겨 스스로를 발전시켜 나갔다. 그 모습이 참 기특하고 자랑스러웠다.


내가 해준 몇 가지 조언도 금세 흡수해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걸 보면, ‘정말 찰떡같이 알아듣고 맛있는 떡을 만들어내는구나’ 싶어 절로 웃음이 났다. 덕분에 나까지 괜히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사람들은 흔히 생각만 하고 실천은 잘하지 않아 성취감을 놓치곤 한다. 하지만 며느리는 다르다. 스스로 실행하고, 그 결과로 아름다움까지 더해 가는 모습에서 나도 대리 만족을 느낀다.


앞으로 점점 더 발전해 나갈 그녀의 변화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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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킴 마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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