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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박흥부 2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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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HI Aug 19. 2024

희망의 박씨

박흥부

박놀부는 제비가 가져다 준 세 개의 박씨를 손에 들고, 어디에 심을지 신중히 고민했다. 이 박씨들이 그에게 엄청난 부와 권세를 안겨줄 것이라는 기대감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는 박씨를 심을 장소를 정하기 위해 집안을 돌아보며 가장 좋은 자리를 찾았다.


먼저, 놀부는 안채의 뜰로 걸어갔다. 이곳은 집안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었고, 햇빛이 잘 들며 바람이 잘 통하는 곳이었다. 그는 첫 번째 박씨를 손에 들고 그 자리에서 땅을 파기 시작했다. 흙은 부드러웠고, 놀부는 그곳에 박씨를 심으며 중얼거렸다.


“여기서 자라난 박은 내 가문의 중심이 될 것이야. 이 집의 중심부에서 가장 큰 재산을 안겨줄 거야.”


놀부는 씨앗을 조심스럽게 흙 속에 묻고, 단단히 덮어주었다. 그는 그곳에 박이 무럭무럭 자라, 그에게 큰 재산을 가져다줄 것을 확신했다.


그 다음, 놀부는 행랑채 옆으로 향했다. 이곳은 하인들이 거주하는 곳이었지만, 그는 박이 자라날 좋은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두 번째 박씨를 손에 들고 땅을 파기 시작했다.


“여기서 자라난 박은 하인들 앞에서 나의 위엄을 더 크게 만들어 줄 것이다. 이 박이 자라날 때, 그들은 내 부유함을 더욱 존경할 수밖에 없을 거야.”


놀부는 또다시 박씨를 심고 흙을 덮었다. 그의 손끝에서 박씨가 땅속으로 사라져갔지만, 그의 마음속에서는 그것이 곧 거대한 재산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는 확신이 가득했다.


마지막으로, 놀부는 곡식창고 앞에 섰다. 이곳은 그의 모든 재산이 보관된 곳으로, 그에게 가장 중요한 장소 중 하나였다. 그는 세 번째 박씨를 이곳에 심기로 결심했다.


“이 박은 내가 이미 가진 재산을 더욱 불려줄 것이다. 곡식창고 앞에서 자라나면, 나의 모든 부가 끝없이 불어날 것이야.”


놀부는 마지막 박씨를 땅에 묻으며, 흙을 단단히 다졌다. 그는 이번에도 씨앗을 심고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이미 박들이 자라서 그에게 어떤 놀라운 보물을 가져다줄지에 대한 상상이 가득했다.


박씨들을 심은 놀부는 그곳에 자주 발길을 옮기며 씨앗들이 잘 자라고 있는지를 확인했다. 그는 물을 주고, 정성껏 돌보았다. 마치 그 씨앗들이 자라서 그의 모든 욕망을 충족시켜줄 보물이라는 듯이, 그는 하나하나 세심하게 관리했다.



작가의 말


욕망으로 심어진 씨앗들이 과연 어떤 열매를 맺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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