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부
놀부는 절망 속에서도 마지막 희망을 잡고자 곡식창고 안으로 달려갔다. 그는 조금이라도 건질 수 있는 것이 있을지 기대하며, 해충들로 가득한 창고 안으로 뛰어들었다. 그가 마주한 것은 끈적거리는 썩은 박의 오물이었다. 그것은 이미 바닥에 널려 있었고, 그의 발을 질척거리는 오물 속에 붙들어 매었다.
“어떻게든… 건져야 해…”
놀부는 속으로 다짐하며 곡식을 향해 손을 뻗었지만, 해충들이 그의 손을 물고 그의 몸 위로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바퀴벌레가 그의 팔을 타고 오르고, 파리들이 그의 얼굴 주위를 맴돌았다. 그는 그 끈적한 오물에 빠져 발버둥쳤지만, 해충들이 그를 공격하며 더욱더 그를 짓누르고 있었다.
“안 돼! 이럴 수가…”
놀부는 공포에 질린 채로 해충들을 쫓아내려 했지만, 그들은 그의 몸에 더욱더 달라붙었다. 그의 손과 발은 해충들과 끈적한 오물에 휘말려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었다. 해충들은 그를 덮치며 곡식들과 함께 그를 파괴하고 있었다.
그 순간, 놀부는 자신이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지 깨달았다. 그의 욕망이 그를 여기까지 몰아넣었고, 이제는 그 욕망의 결과로 모든 것을 잃게 되었다. 그는 오물과 해충들 속에서 몸부림치며 절망에 빠져 갔다. 그의 꿈은 이제 그를 갉아먹는 해충들과 함께 완전히 사라지고 있었다.
작가의 말
욕망이 썩어버리면, 해충 같은 후회와 불안이 몰려와 모든 것을 갉아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