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손
모리스 소령은 인도 여행 중 겪은 또 다른 신비로운 경험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레를 떠난 후, 나는 라자스탄의 자이살메르로 향했지," 모리스 소령이 말문을 열었다. "자이살메르는 끝없이 펼쳐진 황금빛 사막 속에 자리 잡은 도시야. 그곳은 완전히 다른 풍경이었지. 마치 바다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사막이 펼쳐져 있었어."
루시는 귀를 기울이며 상상 속으로 그곳을 떠올렸다. 모리스 소령은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곳에서 우리는 낙타를 타고 사막의 깊숙한 곳으로 나아갔어. 자이살메르의 고대 성곽을 뒤로하고, 거대한 모래언덕들 사이로 나아갔지. 바람이 불 때마다 모래가 춤을 추는 것 같았고, 하늘은 점점 붉게 물들어 갔어."
그의 눈빛은 사막의 경이로움을 회상하는 듯 반짝였다. "사막 한가운데 도달했을 때, 우리는 텐트를 치고 밤을 준비했어. 주위에는 아무것도 없었지. 그저 모래와 바람, 그리고 하늘뿐이었어. 그때 내가 하늘을 올려다봤는데, 정말 숨이 멎는 줄 알았네."
모리스 소령은 잠시 말을 멈추고, 그 기억을 되새기며 고개를 저었다. "밤하늘은 그야말로 장관이었어. 별들이 쏟아질 듯이 빛나고 있었지. 내가 지금껏 본 어떤 하늘도 그와 같지는 않았네. 별들이 너무도 선명하고 가까워서 손을 뻗으면 닿을 것만 같았어. 은하수는 하늘을 가로지르며 빛났고, 그 순간만큼은 세상 모든 고민이 사라진 듯한 기분이었지."
그는 눈을 감고, 그 장엄한 풍경을 떠올리는 듯했다. "그곳에는 동양인들도 있었어. 그들도 이 사막의 밤하늘을 보기 위해 온 것이었지. 우리는 서로 다른 언어를 쓰고,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모두가 같은 감동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았어. 밤하늘을 보며 우리는 말없이 서로의 존재를 느꼈고, 그 하늘 아래서 우리는 모두 작은 존재일 뿐이라는 걸 깨달았네."
모리스 소령은 깊은 감동을 느끼며 말을 이었다. "그곳에서의 밤은 내가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어. 사막 한가운데에서 느낀 고요함과 그 광활한 하늘은, 내 인생에 남을 가장 아름다운 기억 중 하나가 되었지. 그곳에서 나는 자연의 위대함과 인류의 작음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네."
루시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속에 거대한 사막과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그려보았다. 그 경이로운 광경은 모리스 소령의 이야기를 통해 생생하게 살아나는 듯했다. 화이트 가족은 그의 말에 매료되어, 그가 경험한 신비로운 밤하늘의 아름다움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작가의 말
끝없이 펼쳐진 모래사막과 손에 닿을 듯 가까운 별들,
그리고 그 속에서 느낀 인간의 작음은 우리에게 자연의 위대함을 다시금 일깨워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