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HI Sep 02. 2024

육손이

원숭이 손

"그리곤 조드푸르로 이동했지."

그는 말을 이어가며 조드푸르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 곳의 한 사원에서 한 승려를 만났지. 그 승려는 나에게 이상한 물건을 건네주었어. 아프리카에서 온 원숭이의 발이라며, 세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더군."


화이트 씨는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 "원숭이의 발이라니, 그건 터무니없는 이야기군. 소원을 들어주는 물건이라니, 그런 게 어디 있겠나."


하지만 모리스 소령의 얼굴에는 웃음기 하나 없이 진지함이 가득했다. 그는 천천히 장갑을 벗기 시작했다. 그 손은 모든 사람의 이목을 끌었다. 놀랍게도 그의 손에는 여섯 개의 손가락이 달려 있었다.


"이걸 보게," 모리스 소령은 육손을 내보이며 말했다. "처음에는 그저 장난삼아 첫 번째 소원을 빌었지. 악기를 연주할 때 좀 더 편리할 거라고 생각하며 손가락 하나를 더 달라고 했어. 그런데 그 소원이 정말 이루어졌단 말이야."

거실은 순간 얼어붙은 듯 조용해졌다. 화이트 가족은 모두 충격에 빠져 모리스 소령의 손을 바라보았다. 그 손은 명백히 비정상적이었고, 그러나 그것이 진짜라는 것은 누구의 눈에도 분명했다.


루시는 신기함과 두려움이 섞인 표정으로 그 발을 보고 있었다. 모리스 소령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어갔다. "그 승려는 나에게 경고했어. 원숭이의 발이 가져다주는 소원은 결코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 거라고. 그저 장난이라 생각했던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화이트 씨는 그 말을 듣고도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모리스 소령의 눈빛은 진지하고도 무겁게 그를 압도했다. 루시는 그 발을 보고도 눈을 뗄 수 없었다. 불가사의한 물건에 대한 호기심과 동시에 그것이 불러올 수 있는 불행에 대한 두려움이 그녀의 마음을 휘감았다.


모리스 소령은 깊은 침묵 속에서 잠시 머물렀다가, 마침내 원숭이의 발을 테이블 위에 조심스럽게 올려놓았다. 그 발은 흉측하게 생겼고, 무언가 불길한 기운이 감도는 것 같았다.


"나는 이 발을 가져오면서 많은 것을 잃었네," 모리스 소령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더 이상은 감당할 수 없어. 그러니 자네에게 건네주겠네. 하지만 경고하네, 이 발을 함부로 사용하지 말게나."


화이트 가족은 그 말을 듣고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았다. 거실 안에는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모리스 소령이 테이블 위에 놓은 원숭이의 발은 이제 더 이상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것은 현실이었고, 그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는 미지의 존재였다.



작가의 말


화이트 가족은 이제 이 불길한 물건을 눈앞에 두고,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