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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HI Sep 14. 2024

원시인

CAVEMAN - 단편집 미히버스(MIHIVERSE) 수록작

늘 미래에 대해 떠드는 사람이 있었다.


삐삐가 뜰 때 그는 말했다.


‘인터넷이 뜰거야.‘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


그는 창업을 시작했다. 인터넷 포탈 ‘카산드라’를 열었다.


그러나 투자를 받는데 실패했다.


“인터넷으로 돈을 어떻게 벌껀데요?”


“게임도, 뉴스도, 사진도 다 인터넷에 올라가게 될겁니다.”


그는 자기 돈으로 창업을 시작했지만, 처참하게 실패하고 말았다.


그 결과 아내와 이혼하게 되었다.


몇년 뒤, 인터넷 포탈이 등장하고, 사람들의 집에 가정용 컴퓨터가 하나씩 보급되기 시작하자 그가 친구들에게 말했다.


”앱이 뜰거야.“


”앱이 뭔데?“


”지금 컴퓨터에서 쓰는 프로그램들을 경량화시켜서 손에 들고 다니는 디바이스에 넣고 다니는거지.“


”메일같은 것도?“


”당연하지“


”그럼 키보드는 가방에 들고 다녀야겠네.“


사람들이 낄낄거렸다.


그는 최초의 앱을 만들고, 전자기기 회사를 찾아갔다.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는 컴퓨터를 하나만 만들어주쇼.”


“저희가 왜요?”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 중 하나 아닙니까”


“세계의 표준은 퍼스널 컴퓨터(PC)입니다. 원하신다면 망치로 뭉쳐서 손에 들고 다니세요.”


그는 조롱을 당하자, 목소리를 높였다.


“정말 몇 년 뒤 미래도 바라볼 줄을 모르는군!”


“뭘 모르는건 당신입니다, 시인씨.”


회사원은 뭔가 코를 간지럽히는지 크게 재채기를 했다.


그는 비말이 묻은 손을 옷에 쓱쓱 닦았다.


“이런 원시인 같으니라고! 침으로 전파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나올 수도 있는건데“


”원시인 사람은 당신입니다. 일상 생활은 가능해요? 그렇게 미래만 바라보다보면 현실이 보이지 않을거에요.“


그는 화를 씩씩 내며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집에서 직접 미니 컴퓨터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새로 배워가면서 하는 작업이었다.


몇 년 뒤, 그는 미니 컴퓨터를 만들었고, “헤르메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는 이 신제품의 발표를 위해 집 안에 카메라를 설치했다.


그는 새로운 미니 컴퓨터, “헤르메스”와, 최초의 메신저 앱 ‘탈라리아‘를 소개했다.


그는 이를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으나, 동영상 용량이 크다는 이유로 업로드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오랫동안 알지 못했다.


그는 먹을거리를 사러 나갔다오는 길에,


존재는 하지만 실체가 없는 세계, 모든 사람들이 아바타로 활동하는 사회에 대해 생각했다.


그러다가 눈 앞의 신호등 색깔을 보지 못하고, 그대로 트럭에 치어버렸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그는 병실에서 깨어났다.


일어나자마자 간호사가 그를 보며 말했다.


”김시인씨, 깨어나셨군요!


아주 오랫동안 누워계셨어요.


미래에 온 기분일거에요.


지금은 2024년이에요.“


”뭐라고요?“


김시인은 벌떡 일어났다.


깨어나자마자 그는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혔다.


”곧 외계인이 지구를 지배하게 될거에요.“


그는 모든 짐을 챙겨 병원을 나왔다.


그는 모든 돈을 끌어모아 지하벙커를 짓고, 그 안에 비상식료품들을 채웠다.


그 안에서 그는 하루에 통조림 한 캔을 먹으며,


잘 씻지도 못하고 지냈다.


옷을 갈아입는 것도 그에게는 사치였다.


그는 꼭 10년을 채우고 바깥으로 나왔다.


한 꼬마가 말했다.


“엄마, 저기 원시인이 동굴에서 나오고 있어.”



작가의 말


기술적 미래를 보는 능력과 실제 현실을 살아가는 능력의 균형은 어디쯤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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