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떠나지 않는 도시는 무엇으로 버티는가
울산을 처음 찾았다. 가족 여행이었고, 일정은 느슨했다. 아이들과 함께 움직이는 여행은 늘 그렇듯 계획보다 흐름에 가깝다. 그럼에도 이 도시는 첫인상이 분명했다. 울산은 관광지라기보다, 산업이 일상으로 스며든 도시였다.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 곳곳에 ‘현대’라는 이름이 반복됐다. 조선소, 아파트, 백화점, 사옥까지. 한 기업 집단의 흔적이 도시 전반에 깊게 새겨져 있었다. 단순히 회사가 있는 도시가 아니라, 회사가 도시의 구조를 이루고 있는 공간처럼 보였다.
바다를 마주했을 때 그 인상은 더 또렷해졌다. 동해 특유의 검푸른 파도가 항구 쪽으로 밀려들고 있었고, 그 위로 여러 종류의 배들이 떠 있었다. 어업 관련 배들도 분명 있었지만, 시선을 오래 붙잡은 것은 조선소와 산업 현장을 오가는 대형 선박들이었다. 항구의 풍경은 ‘어업도시’보다 ‘산업도시’라는 인상을 더 강하게 남겼다. 이 바다는 생계를 위한 바다이면서 동시에 자본과 기술이 오가는 통로처럼 느껴졌다.
울산은 오래전부터 산업 수도라 불려 왔지만, 직접 마주한 울산은 숫자로 설명되는 도시가 아니었다. 이곳에는 돈이 만들어지고, 회전되고, 다시 이 도시 안으로 흘러드는 구조가 비교적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일자리는 지역 안에 있고, 소비 역시 지역 안에서 이뤄진다. 많은 지방 도시들이 겪고 있는 ‘일은 밖에 있고, 소비는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구조’와는 결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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