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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1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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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성 Aug 28. 2024

감정 조절에 대해 (빗방울)

상 - 2부 4화

감정 조절하는 법은 다양하다


기쁘면 그 기쁨을 더 만끽하면 되고

화나면 달콤한 걸 먹으며 화의 불을 식히면 되고

슬프거나 우울하면 한 박자 쉬면서 저번 이야기처럼 다른 감정으로 교채도 가능하다


오늘 말하고 싶은 건 한 가지다.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말해주고 싶다.


"그럼 작가님은 감정조절을 잘하시나요?"


아니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들을 생각해 보자.


예를 들어 야구선수.


그들이 항상 잘 치고 잘 던지고 수비가 완벽한 것도 아니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법이다.

완벽하려 할수록 완벽에서 멀어지는 게 인간이다.


수비를 잘하는 선수가 타격이 부족하다면 타격연습도 좋지만 환상적인 수비로 점수를 안 주면 된다.


타격을 잘하는 야구선수가 수비가 부족하다면 수비연습도 필요하지만 공격으로 메꾸면 된다.


근데 투수는 다르다 직구가 아무리 좋아도 결정구가 없다면 언젠간 안타를 맞게 돼있다.


제구가 안되면 욕먹는다. 제구가 좋아도 직구가 느리고 변화구도 밋밋하다면 그냥 배팅머신이다.


(물론 모두 잘하는 게 중요하겠지만 아까도 말했듯 완벽을 추구하다 보면 완벽에서 멀어진다.)


수비는 기쁨으로

타격은 슬픔으로

투수는 분노로


그럼 희미하게 뭔가가 가 보인다

기쁜 사람은 슬퍼하는 게 부족하다면 기쁜 감정으로 주변을 밝히면 된다.

우울한 사람은 마냥 기쁜 척하기보단 자신이 가진 슬픔을 최대한 해소해야 한다.

분노는 어느 결점도 있으면 안 되지만 가끔은 괜찮다. 항상 잘하는 투수은 없듯 화도 안 내고 낼 수도, 없다.


작가 본인도 화날 때가 많다. 참다 참다 모든 화를 한 번에 풀어버린다. 평소에 넘길만한 일이라도 예민해진다.

그게 인간이다.


멀리 떨어져서 봐야 된다.

제삼자의 입장으로 보면 화를 낼지 말지. 웃을지 울지. 보인다.

근데 우린 제삼자의 말을 듣지 않는다. 잔소리라고 생각해서.

괜찮다. 그게 인간이다.


근데 괜찮으면 안 된다.


"뭔 개소리인가요?"


우린 제삼자의 입장이 되면 현명해지지만 당사자가 된다면 감정이 무뎌진다. 그래서 조절하은 법응 까먹는다.


우린 멀리 봐야 된다. 죽어서 멀리 보든 말드대로 멀리 보든 미래를 보든,

내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


근데 그걸 이룬 사람은 없다.

아무리 현명한 사람 똑똑한 사람도.

그게 인간이다. 그래서 삶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게 재미있다.


                 빗방울


솜털들이 흩날리는 것 같은
착각이 쉬운 찬란 속

가로등 불빛에 비친
빗방울들 사이로

나를 감쌌던걸 부정하며
내 몸에서 피어난

겨우살이들을 인정하고
비로소 차가운 여름
빗방울들을 받아들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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