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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해이 Sep 08. 2024

#0. 미래는 알 수 없다. 함부로 판단하지 말 것.

교직이수, 교육봉사에 관한 A to Z




w. 최해이




교육. 교사. 초등… 혹은 아이들과는 전혀 무관한 사람이었다.

집안에서 막내여서 늘 오빠들이랑 놀았고.(게다가 전부 남자일 게 뭐람)

어릴 적부터 친구를 사귀면 다들 친구이거나 연상이었다. (그것도 전부 남자일 게 뭐람)

그러니 아기자기함과는 거리가 멀었고


활발함의 극치였던 나는 나 스스로를 통제하기도 바빴지, 남을 돌볼 정신머리는 없었다.


게다가 교사라니!!!



나는 초등학교 때 같은 반 학우들의 모습을 파노라마처럼 두 눈에 담으며 생각했다.

나는 중학교 때 같은 반 학우들의 모습을 파노라마처럼 두 눈에 담으며 또 생각했다.

고등학교 때도 마찬가지였고.



“난 죽어도 교사는 안 해”





더 문제인 것은 말이다.



나는 정말이지, 아이들을 싫어했다. 공공장소에서 우는 아이들을 달래지 않는 부모를 보면 환멸이 났고, 그러다 못해 그 아이들이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었다.


대체 왜. 아이들은 저렇게 시끄러워야 하는 걸까.






나 최해이. 자고로 살아오면서 거쳐 온 모든 선생의 사랑은 다 받아 본 사람이었다.



애기 때부터 예의범절에 철저한 사람이었으며

뭐 사달라고 드러누운 적은 아예 없었다.

공공장소에 가면 자기 자리에 앉아서는 일어나는 법이 없었고,

넘어져서 울기는 했어도 떼쓰는 법은 없었다.



그러니 도통 이해할 수가 없을 수 밖에.



이러한 본성도 유전인지, 엄마도 나를 제외한 다른 아이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여기서 좋아한다는 것은 아기들이 지나갈 때마다 귀여워하며 시선을 주는 그런 행위를 말한다.)





인생은 한 치 앞을 모른다는 말에 백 퍼센트 공감한다.



대학교에 입학해서는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데, 뭘 딱히 하고 싶지는 않아서 생각한 것이 교직이수였다. 다행히 성적이 충분했고, 3명 뽑는 교직이수에 운 좋게 수락된 것이었다.


차라리 중등이라 좀 다행인가… 했더니.




교육봉사 60시간이 교직이수 조건이 아닌가!!!




3학년인 나는 여름방학 중에 이 골치 아픈 60시간을 채워버리고 말겠다며 다짐했다. 1365 봉사 사이트를 뒤지고 뒤져 찾은 집 근처의 교육봉사는 절망적이게도 ‘초등아동학습지도’였다. 말이 학습지도지 사실상 놀아주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안되면 말고~ 하는 마인드로 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아. 지금 대학생들 방학이기도 해서 봉사자리가 다 차는 바람에 7월 22. 23. 29. 30 이렇게 밖에 안 남았어요.”

“아…네. “



한 일주일 연달아하고는 깔끔하게 끝내고 싶었는데…. 그래서 잠시 생각해 본다며 이름 석자만 알려드리고는 끊었다.



그 이후 여러 단체에 전화해 보았다.



여기서 잠깐!


교육봉사에 대해 궁금한 독자들을 위하여 봉사단체를 정리해 보겠다.

(우선 가장 좋은 방법은 학과 사무실에 전화하는 방법이다.)





1. 1365에 등재된 기관
2. 각 고등학교에 직접 전화해서 문의
3. 다니는 대학교 교육봉사 담당 사이트 공지에 올라오는 봉사공고
4. 교육청 홈페이지- 참여마당- 교육봉사



*봉사 관련 단체를 습득하더라도 반드시 학과에 문의해 보고 참여하도록해야 한다. 간혹 실컷 봉사했는데, 조건에 맞지 않아서 인정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본인 학교의 경우 도서관 관련 업무, 청소 관련 업무 등과 같이 교육과 직접적인 연관이 되지 않는 봉사는 인정되지 않는다. 또한 점심시간 없이 9:00-17:00 8시간인 경우 점심을 먹지 않고 봉사한다는 것이 말이 안된다며 인정시간 중 2시간을 빼기도 한다.*






전화를 끊고 청소년 쉼터, 사회복지관 등에 직접 전화를 해서 할만한 교육봉사가 있는지 문의해 보았지만, 대부분 없었다.


그래서 바로 근처 고등학교에 연락해 보았다.



우선 본인 고등학교도 근처긴 했지만, 등반… 길이었기 때문에 집 바로 옆 고등학교에 연락을 해보았다.


”안녕하세요. 문의드릴 게 있는데요. 제가 현재 교직이수 중인 대학생인데, 혹시 참여할만한 교육봉사 활동이 있을까요? “



여기에 대한 대답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아.. 어…봉사가… 아. 혹시 저희 학교 출신이신가요? “

”아. 그건 아니에요 “



그러니…



”아. 그럼. 봉사 안되실 거 같아요”




아니. 이게 무엇인가. 봉사가 없으면 없는 거지. 왜 출신학교가 아니라고 하자, _아. 그럼_ 이 붙고 안된다고 통보한단 말인가. 그럼 출신학교라면 없는 봉사라도 만들어준단 말인가… 학연지연의 끝판왕이었다.



그런데 웃기게도 이 상황을 접하고 나니, 필자의 모교에는 전화하고 싶지 않았다. 왠지 없는 봉사라도 만들어서 부담스럽게 등반을 해야 할 상황을 상상하니, 차라리 죽었다 생각하고 초등학생 상대 봉사를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다시 전화했다.



“저 어제 전화드린 최해이인데요. 봉사 신청하려구요!”

“아~네. 언제로 신청해 드릴까요? “

”22,23,29,30일 다요! “

”네? 아. 네네, 몇 시간 하시겠어요? “

”최대 인정시간이 몇 시간인가요? “

”8시간이더라구요 보통“

”아 그럼 4일 전부 8시간으로 해주세요! “




그렇게 극단적이게 결정한 나의 선택으로 인해 시작되었고, 극단적인 나의 편협한 사고에 미세 균열을 일으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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