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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해이 Oct 18. 2024

기-썬을 제압해 (기선을 제압해)

관심이 필요한 아이들

아침 9시 센터 문 앞에 있는 벨을 누르면, 놀던 아이들이 우다다다 달려와서는 문을 열어준다.

“안녕 @@아~“

어느 정도 안면이 튼 후, 아이들을 마주하자마자 들은 말은

“어? 누구세…”
“헐~ @@이 선생님 몰라? “
”어…. 히히 예쁜 쌤이다“



그 어떤 누구에게 들은 예쁘단 말보다도 가장 소중한 형용사였다. (들은 적이 많진 않다. 그런데 아무튼 그렇단 말이다…)


기썬-을 제아페! (기선을 제압해.)




아이들은 관심을 받고 싶어 한다. 어른도 마찬가지이긴 하다. 다만, 어른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기 위해, 혹은 타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조절하며 그럴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중심이 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자련’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자련’이는 활발한 편이었고, 활발함을 넘어서 과격한 편이었다. 게임을 할 때면, 꼭 한 명 정도는 무조건 울렸고….(하…) 잘 뛰어놀다가도 꼭 한 명을 넘어뜨렸다….(하…)



‘자련’이와의 첫 만남은 혼란 그 자체였다. 아이들과 몰려 놀고 있는 와중, 누군가가 머리를 휙 잡아당겼다. 고개를 돌리는 순간 ‘자련’이와 눈이 마주쳤고, 그 아이가 날 보며 씨익- 웃는 순간 나는 느꼈다.


‘반응하면 안 된다.’


그래서 나는 시선을 돌리고 다시 아이들과 놀았다. 그러자, 어… 라? 하는 눈빛으로 쳐다보더니 (나는 초식동물이 가지고 있는 주변시가 발달되어 있다.) 잠잠해지는 것이다.



한참을 놀고 있으니, 어디선가 볼펜 뚜껑이 내게 톡- 하고 날아오는 것이다. 고개를 들으니 저 멀리에서 날 보며 공을 날리는 용도인 스프링을 팅팅 누르며 나를 보며 씨익- 웃고 있는 것이었다.



볼펜 뚜껑을 주워주며 말했다.



“자련아 그러는 거 아니야.”



아주 살짝 웃으며 말하고는 다시 할 일을 했다.



다행히 그 이후로는 만만치 않은 상대라고 느꼈는지,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았다. 제법 괜찮은 관계로 유지하게 된 것이었다. 다른 선생님들의 애를 먹이긴 했지만 말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죄송…) 어렵지 않게 되었다.



만일, 아이들이 단체로 있는 상황에서 선생님이 나 혼자일 때, 한 아이가 문제행동을 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어려운 문제이다. 무시를 한다고 해서 답이 될 수는 없다. 무시가 잘못 작용하면, 학생의 입장에서 문제점을 고칠 해결 방안을 배울 수 없을뿐더러 선생님의 의도적인 무시를 무관심함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이후에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럴 때, 중요한 것이 ‘단호’, ‘친절’인 것이다. 친절하되 단호하게. 그렇다고 수업시간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이므로 아주 간결하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



교직 생활을 해본 적도. 배테랑도 아니기에 왜 경험해보지도 않고 이런 글을 쓰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겪은 일에 부합하는 해결책이고, 이 해결책은 교직 전공시간에 배운 것이다. (교직 생활 30년이신 교수님께 들은 제법 근거 있는 이론이다.)



몸소 체험해 보니, 외우지 않아도 체화된 것 같다. 이번 중간고사는…. 에이쁠 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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