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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하 SEONGHA Oct 01. 2024

해석학적 순환

“오지랖이 넓은 세속적인 자아”

'해석학적 순환'이라는 어휘를 최근에 배웠다. 이 단어를 만나자. 세속적인 자아는 흥분을 감추지 않는다.


'해석학적 순환'은 "전체를 이해하려면 부분을 이해해야 하고, 부분을 이해하려면 전체를 이해해야 하므로 전체와 부분의 순서를 따라가야 비로소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는 해석학적 개념"이다.


이러한 어휘를 만날 수 있었던 이유는 <읽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는 책에서 발견했기 때문이다. 작은 글씨로, 스쳐 지나간 조그마한 설명문이었지만, 이 자아는 "아! 이거야! 바로 내가 찾던 말이야!"라고 한다.


이 자아가 해석학적 순환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탐구하자.


그는 이번 연도 <울트라 러닝>이라는 책을 읽었다. 그리고 그 책의 개념 중에서 '학습전이'라는 말에 감동을 해버렸다. 이 자아를 분리하기 전이지만, 아마 그 녀석의 소행일 것이다. 아무튼, 이 학습 전이란 말은 "'어떤 학습의 결과가 다른 학습에 영향을 주는 현상이며, 학교에서 어떤 과제를 학습하면 이것이 다음 과제를 학습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 또 배운 것을 나중에 생활에 적용하는 것을 일컫는다."라고 정의된다.


어떻게 보면, 분야와 상관없는 글쓰기를 배워도 된다는 말이 필요해서, 이 개념을 탐구했던 거 같다. 이 개념을 알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전기기사나 냉동공조와 같이 나의 직업에 필요한 공부를 해야 한다고 강요받았다. 하지만, 이 개념을 받아들인 이후에, 나중에 지금의 배움이 다른 배움을 하는 것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쉽게 배웠다. 배움의 시작을 쉽게 받아들이기에, 무엇이든 배워도 되는 것이었다.


그런, 마인드셋으로 여러 가지 배움을 깊이 있게 탐구하였고, 나름 글도 쓰고 속독하는 방법도 터득하여 만족스럽다. 그래서, 이 설명을 하는 이유는, 이 학습전이의 개념에 '해석학적 순환'이라는 말이 더해지면서, 완전체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배움, 무언가를 목표로 단기적인 계획을 세운다면, 누구나 쉽게 목포를 달성한다. 하지만, 장기적인 목표를 성취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저축을 성공하는 방법], [장기 투자를 하는 방법]과 같은 유튜브 영상들을 보면서, 배운 거라곤 단 하나, "장기적인 목표는 나에게 맞지 안"다는 것이다.


나에게 배움이란, 앞전의 <아버지의 가르침 1>처럼 항상 벽이 있기 마련이다. 후루룩 배우다가도, 어느 순간 막혀버린다.

문뜩, 이런 배움이 막혔다가 뚫린 순간들을 관찰하면서, 이 현상을 정의하고 싶었지만, 마땅한 어휘가 없어서 정의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학습전이'와 '해석학적 순환'이라는 개념을 이해하고, 아 학습전이가 이루어진 거구나, 그냥 납득할 수 있었다.


나는 대학에서 엔지니어링을 전공했다. 열역학, 유체역학, 공업역학, 열전달, 전자공학, 제어공학.... 등등.

8학기 동안 깊이 있는 공부를 하기는 무리였지만, 나름 한 번씩 개념들을 숙달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사회적인 현상을 바라볼 때, 남들과 좀 다른 엉뚱한 방식으로 이해하곤 한다.


예를 들어, "전압과 전류"에 대해서 이해할 때, (간혹, 교수님들도 이와 같이 설명하셨다)'유체역학'에서 배웠던, 베르누이 방정식을 생각한다. 반대의 경우에도 그렇다. 유체역학 중, 유체관 표면에서 "유속이 무제한으로 줄어단다"는 것을 이해할 때, '전자공학'에서 배웠던 "저항이 발생하는 이유, 전자와 원자의 척력"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이해한다.


이러한 사고방식을 생각하는 나 자신을 관찰하였고, 정의 내리려 노력하였다. 그 결과, '학습전이'라는 단어를 만나서 정의하는 데 성공했고 생각한다.



그래서 세속적인 자아는?


이 학습전이를 의도적으로 시키려고 발악을 하신다. 분야에 상관없이, 무차별적으로 좋은 것이라고 생각 드는 정보들을 수집하고, 분해시킨다.


'배터리 관련 학사연구원, 전자전공'인 친구와 만나서 "캡스톤 디자인 준비를 해야 하는 데 괜찮은 아이디어 있어?"라는 질문 한마디에, 정성스럽게 고민하고 답했다. 그리고, PPT 7장 분량으로 내 생각을 어필하는 수고를 감내했다.


오지랖이 넓은 자아를 관찰한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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