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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수남 Nov 22. 2024

인간의 무게 / 한수남


유독 높은 곳에 오르기를 좋아하는 아이는

의자 딛고 책상 딛고 옷장 딛고 올라가

엄마, 이것 할 수 있어요?

푸드득 날아내린다. 


이제 그만 좀 해라, 이불 치우자


아이는 지치지도 않고 

한 마리 새가 되어 날기 연습을 하고


육중한 인간의 무게로 인상 쓰던 엄마는

그래, 잘한다

제풀에 지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매일 밤 아이는 이불을 걷어차며

어느 바다를 헤엄치고 돌아오는지

덮어 주어도 그때뿐

한 마리 물고기가 되어 파닥거린다.


아직 인간의 무게조차 느껴지지 않는 

저 천연의 어린 것들에게

어른들은 늘 인간의 무게를 지운다. 



어린이 (무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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