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 / 한수남

by 한수남


펼친 걸 거두는 아픔에 대해

알고 있니?


너를 향해 나아가던 자랑스런 지느러미

너를 보며 빠끔 한숨 쉬던 아가미

너를 생각만 하면 저절로 반짝반짝 빛이 나던

비늘, 수많은 황금비늘마저 모두 접었단다.


이제 나는 겨울의 한복판으로 꼴깍 들어갈 거야

마지막까지 감을 수 없었던 눈마저 잠시 감을 거야

고요한 잠 속에서 남몰래

찢어진 속살에 소금을 뿌릴 거야

너한텐 결코 들키지 않을 거야


물속은 생각보다 따듯하단다

아무리 꽁꽁 얼음장이 얼어도

그 아래 졸졸 물이 흐르고


깊숙이 가라앉은 바닥을 치며 솟구쳐 오를 때

잠에서 깨어나는 그 때

우리들의 봄은 다시 시작될 거야.



물고기들도 물속에서 잠시 겨울잠을 잔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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