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길 / 한수남

by 한수남


걷다가, 마음에 쏙 드는 길이 나와 쳐다보면

그것은 휘어진 길.


완만한 곡선을 이루면서 왼쪽으로 휘어진 길

오른쪽으로 살짝 꺾이면서 돌아가는 길


살면서 막막한 적 많았으나

돌아 돌아 휘어진 길 끝에서 너를 만났듯이,


그 길에는 눈치보지 않는 풀들이 맘껏 자라고

작년에 진 꽃들이 다시 피어나는데


새 한마리 울다가

내 머리에 흰 똥을 갈기고 날아가도


하하, 웃으면서 정수리를 쓱 만져보고

나도 한그루 나무처럼 양팔을 벌려보는 길


어떤 세고 완강한 힘에 부딪혔을 때

옆길로 새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넌지시 알려주는


내가 사랑하는 길, 휘어진 길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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