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子는 男子를 잊고 살았다.
우리는 눈썹이 닮았다며
女子의 눈썹을 손끝으로 가만히 쓸어보던 男子
소식 끊긴 男子를 생각하며 女子는
제 눈썹을 한번 만져본다. 스르르
눈썹이 눈썹을 불러와서
한 번쯤 스치듯 만날 수도 있을까?
본래 나있는 잔털을 밀어버리는 눈썹 문신이 유행이지만,
女子는 결코
눈썹을 밀지 않을 것이다.
다만 저녁이면, 점점 가늘어져 가는 눈썹 털을
손끝으로 만져보는 새로운 버릇이 생겼다.
남자와 여자는
서로 비껴갔지요
여자가 남자를 찾았을 때
남자는 없었고
남자가 여자를 찾았을 때
여자는 다른 사람의 아내였지요
그 옛날,
복사꽃이 피던 날
벚꽃이 지던 날
여자는 남자에게 전부를 주고 싶었고
남자는 겁이 나서 도망쳤지요
별로 그립지도 않았지요
삶은 어긋나기 마련이라고
가끔 생각이 나면
생각하고 말지요
목련이 지는 날
벚꽃이 피는 날
마음 한조각 뚝 떼어
보내 버리지요
아주 잊은 것은 아니었지요
그렇게, 남은 청춘이 흘러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