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다리를 건너는 여자 / 한수남

by 한수남


노래를 흥얼거리네

못 견디게 그립다는 이 노래는 흘러간

노래였으나 다시 흘러오고 있었네


도도하게

네 잘못을 모두 용서한다는 듯

따사로운 햇살 속을

여자는 걸어가네, 흥얼거리네


밤새도록 괴롭히던 편두통 따위

저 강물에나 던져버리자고

여자는 강물에게 야윈 손을 내미네


다시 한번 생각하라는

생명 글귀 하나 붙어있지 않은

어여쁜 다리를 건너며

여자는 살고 싶어지네, 간절해지네


저 강물 같은 세월에 질 수 없다면

부디

걸어오고 걸어가는 이 시간들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다면


진주남강다리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