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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탄소 원소가 내게로 왔어 2

by 고요한동산

아빠 회사 동료 가족들과의 여행이었을까?

우리는 어느 캠핑장에 와있었다.

캠핑장 스피커에 아빠 이름이 울려 퍼졌다

우리는 영문도 모르고 급하게 텐트를 접고 짐을 싸서 집으로 돌아왔다.

빨간 대문은 열려있었고 사람들로 북적였다.


성당사람들과 동네사람들이 장례 준비를 해주고 있었고 놀라 뛰어온 엄마 아빠는 "아이고아이고 조금만 기다리시지.. 아이고.." 하면서 통곡을 했다.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여행 전에는 계셨던 할아버지가 여행도중 사라지고 없었다.


할아버지는 여행을 같이 가자던 부모님의 말에도 나는 안 간다. 신경 쓰지 말고 다녀와"

하셨고 그렇게 할아버지를 놓고 여행을 갔다


"본인이 이리될 줄 알고 안 가셨나 보다'

하고 어른들은 말했다.


어디 아프신데도 없었는데 이리 갑자기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건가?


"자면서 편히 가셨으니 복이지'

어른들은 또 이리 말했다.


70도 안 돼서 갑자기 돌아가셨는데 아무도 마음의 준비도 안 했는데 정녕 복이 많은 건가?


우리가 여행가 있는 며칠 동안 엄마는 봉칠이 엄마에게 할아버지 식사를 부탁했다.

매끼 잘 드셨고 낌새도 없었다고 했다.

셋째 날 그날따라 종갑아 이리 와봐 하고는 꼭 끌어안아서

이상하다 생각했다고 한다.

마치 본인이 죽을 줄 알고 마지막으로 동생을 안아보고

싶어서 같은 나이인 종갑이를 안은 거 같다고.


빨간 대문 안의 천진난만한 아이들은 한방에 모여있었다.

누군가 말했다.


"그거 알아? 꿈에 할아버지가 나타나서 가자고 할 때 손잡고 같이 가면 죽는대. 절대로 할아버지 따라가면 안 돼."


나는 얼굴도 못 보고 사라진 할아버지가 보고 싶었지만 할아버지가 꿈에 나타나 손을 잡고 가자고 할까 봐 두려웠다.

언제 잠들었는지 모르지만 눈을 뜨니 아침이었고

할아버지가 나를 데려가지 않았구나 안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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