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 교육의 안내자

교육으로 가는 역사학 내비게이션 프롤로그

by 샤를마뉴

필자는 지난 달, 5개월여의 작업 끝에 '새롭게 바라보는 역사교육 문제'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처음으로 대주제를 정하고, 그간의 경험과 문제의식을 종합하여 일련의 글로 녹아내는 작업은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거두었다. 본래는 이 시리즈를 완성하면, 별도의 후속 시리즈는 쓰지 않을 계획이었다. 그 시리즈를 내놓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도전이었다. 그런데 완성하고 보니, '후속 시리즈를 써볼까?'하는 욕심이 생겼다. 이 욕심을 행동으로 옮기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이미 새롭게 바라보는 역사교육 문제 시리즈가 후속 시리즈를 집필하기 위한 요긴한 토대로 존재하기에.

이전 시리즈는 제목대로, '문제의식의 제기'에 초점을 맞추었다. 역사 과목 소외 현상, 공교육과 사회에서의 역사교육의 위상 저하 등을 나름 색다른 관점에서 다루었다. '실질적인 해법 제시' 또한 당초 시리즈를 집필할 때 목적으로 삼았던 부분이었다. 그런데 후자의 목적은 이전 시리즈에선 잘 실현되지 않았던 듯하다. '신항로 교육 방법론'이란 글을 통해서 역사 전공자가 전공 지식을 기반으로, 교육학 지식을 부차적으로 결합하여 수능 대비에 적합한 문항을 창출하는 방법을 다룬 글 외에는 딱히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하진 않았다. 그 글이 가장 좋은 반응(라이킷)을 보였음에도, 역사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 제기를 하다보니 실질적인 해법을 내놓는 것에 소홀해진 감이 있었다. 그래서 후속 시리즈를 집필하게 된다면, '실질적인 해법 제시'에 온전하게 초점을 맞춰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제 행동으로 옮기게 되었다.

역사학의 요소를 교육에 이식하면 좋은 역사교육이 될까? 이 질문이 이 시리즈를 관통하는 주제이다. 필자는 이전 시리즈의 에필로그에서 인문학과 교육은 분리되지 않아야 함을 역설하였다. 인문학의 고유한 장점은 분명히 교육을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이 명제가 맞다면, 역사학에서 '장점이라 볼 수 있는' 고유한 요소를 역사교육에 이식하는 게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것이다. 다만, 그 요소를 그대로 이식하지 않고, 교사와 학생의 눈높이에 맞게끔 정제하는 작업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역사학은 대단히 심오하다. 이 심오함은 역사 전공자가 소화하기에도 어려운 영역인데, 대다수의 역사 비전공자가 알아먹을 리 없다. 그렇기에 심오하지만, 장점이 확실한 역사학의 요소에서 난해함은 제거하고 명료함을 돋보이게 하여 '어째서 장점이 되는지'를 이해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 시리즈는 그러한 길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이 시리즈는 두 가지의 큰 틀에서 역사학과 교육의 접목 방안을 논의한다. 첫째, 역사학의 공부 방식, 접근 방식 등에 관한 역사학의 요소를 알기 쉽게 설명한 뒤 교육에서 어떻게 접목할 수 있는지를 모색한다. 역사를 '취미', '사실 나열'의 방식으로 접하다가, '학문'의 방식으로 접하게 되면 꽤 큰 괴리가 발생한다. 필자 또한 괴리를 느낀 사람이다. 그래서 역사는 '가볍게 맛보는' 대중화의 방식으로 수용될 때에는 각광받지만, 학문의 방식으로 수용될 때는 '전공자만의 영역'이 된다. 학문으로서의 역사와 취미로서의 역사 간의 견고한 벽이 있는 상황이다. 이 벽을 허물어야 진정한 역사의 대중화로 나아갈 수 있다. 필자는 역사학의 학문적 특성을 쉽게 개관한 뒤 교육과 접목시키는 방안을 논의하는 게 진정한 역사의 대중화로 나아가는 하나의 방법이라 판단하였다.

둘째, 초중등 역사교육을 풍성하게 할 수 있는 교육 요소를 논의한다. 현행 초중등 역사교육의 한계점은 크게 두 가지이다. 역사를 사실 나열의 방식으로 가르치고, 이를 바탕으로 시험을 보는 것이 첫째요, 역사를 주제로 교과 관련 탐구 활동, 비교과 활동을 수행하기 위한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 둘째이다. 한마디로, 역사교육이 무미건조하다. 이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역사학이라는 깊은 우물로 가서 물을 떠와 갈증을 해소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역사학에는 이미 널리 밝혀진 사실부터 아예 밝혀지지 않은 사실까지 수많은 이야기들이 흩어져 있다. 그것들을 들여다보고, 초중등 역사교육에서 활용하는 방안을 수립하면, 긍정적 효과가 예견될 것이다. 가령, 역사교육의 교수법을 사실 나열의 방식에만 의존하지 않게 되거나, 수행평가, 교과 관련 탐구 활동, 비교과 활동 기획에 있어 길잡이를 수행하는 것 등이 있겠다.

이 시리즈는 '역사학 본위' 교육 논의의 방식을 채택한다. 이전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교육학에 근거한 정통적인 교육 논의의 방식이 아니다. 그렇지만 역사학을 조명하고, 교육의 무대로 올리는 것은 역사학 본위 교육 논의의 방식이 더 효과적일 거라 생각한다. 이 시리즈는 세 단계의 방식으로 독자들을 역사학, 역사교육, 그리고 역사학과 역사교육 간의 관계를 바라보는 세계로 안내할 것이다. 역사학의 고유한 특성을 이해해 '취미, 사실 나열으로서의 역사'와 '학문으로서의 역사'를 구별하는 게 첫 번째 단계이다. 이에 따라 역사를 바라보는 두 영역 사이의 괴리가 초중등 역사교육과 대학 역사교육 사이에서의 괴리임을 이해하는 두 번째 단계로 접어들게 된다. 역사를 바라보는 두 영역의 경계를 허무는 교육 방식을 스스로 생각해보는 게 마지막 세 번째 단계이다. 이렇게 독자들은 필자와 함께 역사학과 역사교육에 대해 사유할 것이다. 역사학만으로도 교육의 세계를 거닐고 답을 내릴 수 있는 경험을 했으면 한다. 역사학 내비게이션으로 이상적인 교육이라는 목적지로 가기 위한 여정에 같이 가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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