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고백했다

마이너스 탈출기(2) 부모님 가슴에 대못박기2

by 페퍼씨
내가 잘못이다 내가 잘못이야


바들바들 떨면서 부모님께 말을 꺼냈다. 바닥에 앉아있었는데, 말하는 내내 고개를 못 들고 엄지발가락만 바라보고 있었다.


부모님은 잠시간 아무 말이 없으셨다. 다만 충격이 크고 실망하셨다는 게 느껴졌고, 나도 나 자신이 부끄러워서 미칠 것만 같았다.


예상외로 질타는 없었지만, 그게 더 죄송스러워서 반대로 눈물이 났다. 뭘 잘했다고 우냐고 하다면, 잘한 게 없어서 운다. 나는 사실 때려도 맞고 욕하시면 욕먹어야 한다고 결심하고 이야기를 꺼냈는데, 말을 꺼내자마자 울기 시작한 건 나였다.


뭐든지 배우려면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법이라고 이제라도 배웠으면 된다고 말하는 아빠. 그런데 그 대가가 너무 커서 내가 한심했다. 사실 한심, 미련 등등의 단어로 다 설명이 안될 정도로, 그냥 내가 나를 죽이고 싶은 심정이었다. 사실 부모님께 말하기 전에 내 사망보험금도 확인해 봤었다. 어떻게 죽으면 사망보험금을 탈 수 있는지도. 이건 절대 말씀 못 드린다. 그러면 정말 두 분 삶을 망가뜨리는 지름길이 된다.


엄마는 일주일간 밤을 뜬 눈으로 세웠다고 한다. 다 본인잘못이시라면서. 그 말을 들으면서도 또 눈물이 났다. 내가 잘못한 탓인데. 내가 부족해서 네가 그렇게 되었다는 말에 진짜 미칠 듯했다. 왜 이런 잘못을 해서 이런 생각까지 하게 만들었을까.


왜 이제야 말하냐는 말에도 할 말이 없었다. 창피하니까가 가장 적절한 이유 아니었을까? 30대 중반에 창피한 것보다 30대 초반에 창피한 게 더 나았을 텐데. 차라리 먼저 이야기할걸. 이제 와서 후회해도 너무 늦었다.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나 자신이 너무 창피해서 죽겠다.


keyword
이전 01화빚을 고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