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탈출기(4) 얼마나 쓰는지도 모르는 돈
와 나 고정지출이 80만 원이야
월에 100만 원으로 살기로 정해졌기에,
그렇게 나는 허리띠 졸라매기를 시작했다.
먼저 고정지출을 정리했다.
(여기에는 대충 천 원 단위로 맞춰서 쓴다.)
핸드폰할부 78,000원
핸드폰요금 50,000원
인터넷요금 38,000원
실비보험료 24,000원
장기보험료 118,000원
넷플릭스 17,000원
교통비 55,000원(기후동행카드)
해약불가능한 적금 120,000원
주택청약 100,000원
그 외 밝힐 수 없는 350,000원
밝힐 수 없는 35만 원은 너무 개인적인 내용이 드러나서 이름을 지워두었다. 이러고 보니 금액이 950,000원이다. 내 한 달 생활비가 끝나버렸다!
그런데 나는 이렇게나 고정적으로 지출이 일어나는 것을 아예 인지를 못하고 살고 있었다. 미친 게 분명하다. 이걸 몰랐기에 100만 원으로 산다고 호기롭게 말한 부분도 틀림없이.. 있다..
하여, 저 중에서 뭣도 모르고 가입했던 장기보험을 해지하기로 했다. 금액도 더럽게 크다. 이건 계약도 제대로 읽지 않은 나 자신으로 인해 중도해약금을 아예 못 받는 보험이다. 거의 300만 원 가까이하는 돈이 공중에 날아갔다. 차라리 한 번 아팠어야.. 하는 미련을 떨어봤자 생각보다는 건강했던 나 자신만 남을 뿐. 하지만 날리는 게 아깝다고 유지하는 게 더 무리수여서 그냥 눈 딱 감고 해약해 버렸다. 이걸 가입할 때도 좀.. 돌아있었던 듯싶다. 겁을 상실했다. 중도해약금도 없는 보험을 몇십 년 납기로 계약하다니! 참, 실비보험이 저렇게 비싼 이유는 내가 우울증 치료로 인해 유병자로 구분되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렇게만 해도 832,000원이다.
이러면 나는 차액 168,000원으로 한 달을 살아가야 한다. 벌써부터 절망이 앞을 가리지만, 어쩔 수가 없다. 사실 회사와 집만 왕복하면 충분히 가능할지도 모른다. 와중에도 희망회로를 돌려본다. 어차피 약속도 사치다.
다음으로는 쿠팡와우, 네이버플러스 회원을 탈퇴한다. 이 회원비는 고정지출에 포함시키지도 않았다. 쿠팡와우 탈퇴는 탈퇴 버튼을 최소 다섯 번 눌러야 했다.
이걸 계에ㅔㅔㅔ속 물어본다.
끈질긴 자식.....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은 환급액이 발생했다. 연간 사용액을 내두고 사용하는 시스템인데, 내가 재등록을 한지 얼마 안 되어 그 차액과 그 잠깐 사이에 받는 혜택을 빼고 돌려주는 걸로 보인다.
여기도 끊임없이 이런 혜택 저런 혜택을 들이밀며 유지를 권장한다. 하지만.. 37,000원이라도 돌려받자.
그리고 쓸데없이 나가던 티빙, 앱 내 결제를 해지했다. 제대로 보지도 쓰지도 않으면서 돈만 축내던걸 신경도 안 쓰다가, 이렇게 뜯어보니 그렇게나 거슬린다. 다 내가 멍청한 탓. 사실 지구오락실을 매우 좋아하는데.. 미리 좀 봐놔야겠다.
마지막으로, 핸드폰 요금 선택약정을 신청했다. 나는 와중에 또 비싼 요금제를 쓰는데, 선택약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여태 모르고 있었다. 무려 25%가 할인이 되는데! 한 푼 한 푼이 아까우니 이제야 이런 걸 찾아본다. 또다시 멍청했음을 느끼는 순간.
그리고 1일부터 예산이 정해진 현금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말일 전에 다음 달 결제예정인 이번달 생활비를 청산하기로 한다.
사진: Pexels Nicola Bar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