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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팔자는 내 마음안에 있다.

by 페이지 성희

요즘 공부하고 있는 명리학이란

열쇠로 인간과 삶을 열고 들어

보는 재미를 알게 되었는데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어설프게 사람을 단면만으로

해석해 전체를 평가하는 잣대로 보아서는 안되었다.

마치 나무만 보고 숲을 바라보지

못하는 거와 마찬가지다.


남의 인생에 선입관이나 한계를 긋거나 괜히 잔잔한 호수에 파문을 일으켜 마음에 상처를 남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단순한 분야가 아니라서 조심스러워진다.


해석하는 사람의 그릇과 인성이 중요함을 느낀다.

살아온 내공과 자신의 가치관으로

단정 지어 말하게 되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사주를 바탕으로 개인의 민감한 부분을 함부로 떠벌리기도 하고 가족 간의 미묘한 갈등이 사주 안의 성질인 것을 마치 사람에게

문제가 있는 거처럼 호도해서

가족 사이를 이간질하기도 한다.


말 한마디로 사람을 기운 나게 하기도 좌절하게 만드는 게 사주 해석자가 하는 말의 역할이고 힘이다.


이런저런 걸 보며 명리학에 대한

단단한 념을 세우고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카운슬러의

마음으로 공부하고


앞서 글에서 세상에 좋은 사주도

나쁜 사주도 없다고 했다.

즉 완벽한 사주는 없다가 정답이다.


더구나 사주는 공평하지 않다.

권선징악도 적용되지 않는다.

착한 사람이 복을 받고 나쁜 짓 하는 인간이 천벌을 받으며 살지 않는다.

좋은 사람, 나쁜 사람 가리지 않는다.

어쩔 수 없다.

그리 태어났으니 그러하다.


어떤 명리학자는 현생의 사주는

전생의 성적표라 한다.

그 말이 맞다, 안 맞다를 논하기 전에 맞다면 그걸 어떻게 증명할 수 있단 말인가! 맞다고 생각하면 위안이 될까!

아니 좌절이 되기도 하겠다.


금수저로 태어나거나

인생이 잘 풀리는 건

조상이 선업을 쌓아서라 한다.

흔한 말로 조상 덕분이라거나

조상 탓을 하기도 한다.


그리 말하면 그런 거고

아니면 아니다.

사실 믿거나 말거나다.

그렇게라도 해석해야 사람들이 기부(적선) 선행을 하거나

자손을 위해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 거처럼 후생을 위해서라도 현생에서 선행을 실천하기를 바라는 의미이리라.


세상에는 잘 나가는 사람은 소수이고 대다수는 그렇지 않다.

내가 전생에 무슨 잘못을 해서 이러나 하고 탄식하기도 한다. 그렇다.

세상살이는 예측이 어렵고 힘들다.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세상은 원래 평등하지 않다.

불평등한 게 기본이다.

열손가락 깨물어도

더 아픈 손가락이 있다.

현명한 사람은 주어진

현실을 인정하고 나를 인정한다.

그래야 좌절하지 않고

주저앉지 않는다.


부처 또한 삶을 보는 관점에서

원래 인생은 괴로움과

고통의 바다라 말했다.

세상일은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이치다.

그 전제를 마음속에 받아들이자.

세상 일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으니까 뜻대로 되지 않아 괴로운 거다.



사주를 알던 모르던 사람들이 알아야 하고 실천해야 할 중요한 게 있다.


이렇게 생겨먹은 나란 사람을

끝까지 잘 봐줄 사람은

나밖에 없음을 알자.

못나고 부족해도

그럼에도

나를 사랑해야 한다.


어떤 순간에도 나 자신을 사랑하고

스스로 토닥여야 한다.

좌절할 상황에도 외롭고 서러운

나를 함부로 방치하거나

내버려 두지 마라.

부모의 마음보다 더 나를 아끼고

다독여 주어야 한다.



사람에 대한 기대를 대폭

낮추어야 한다.

그 사람은 내가 아니다.

그저 내가 보는 남일뿐이다.

나도 남이 보는 나일뿐이다.

나도 나를 모를 때가 있다.

설사 부모든 형제든 자식이든 평생 절친이든 마찬가지다.

그도 복잡한 자기 세상을 안고 산다.

그들이 나에게 칼을 들이밀 수도

손을 내밀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그 중심에는 언제나 내가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항상 사람 간의 관계에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어야 한다.

사람은 믿음의 대상이 아니라

신뢰의 대상임을 잊지 말라.

아무리 가까워도 말은 줄이고

내 영역을 넘지 못하게 해야 한다.


부정적인 감정이 끌어 올라와도 의식적으로 다스려서

내려놓아야 한다.

원망, 두려움, 불안, 서러움에

휘둘리지 않게 하라.

기분이 태도가 되고 생각으로 굳어져 행동으로 나타나

결국 내 모습,

내 인생이 됨을 잊지 말자!


사소한 감정도 알아채고 달래주어야 하지만 내게 오는 소중한 기회를 날려서는 안 된다.

내가 나를 못 믿고 불안해도

우직하게 맞서고 버텨야 한다.


또 중요한 것은 결과나 성취가 아니라 방향성이다.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다고 해서 그 과정까지 부정할 필요는 없다.

일이 잘 안 풀린다고 걸어온

그 길이 잘못된 건 아니다.

결과를 마음대로 통제하지는 못해도 방향은 바꿔볼 수 있다.


사주는 내 마음 안에 있다.
내가 나를 사랑하고
남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두려움을 밀어내면
사주와 상관없이
누구나 살만한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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