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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요 Nov 16. 2024

새벽, 달리기_4

드디어 4주

3주 차가 되었을 때였다. 얼마나 달릴 수 있는지 궁금하여 8km를 넘게 뛰었다가 흔히들 조깅발톱이라고 칭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양쪽 발의 발에 피멍이 든 것이다. 날이 지날수록 발가락의 통증은 줄었으나 멍은 점점 진해져서 이제는 매우 잘 익은 머루포도색이 되었다. 며칠은 이러다 발톱이 빠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기도 했으나 이젠 아무런 생각이 없다. 일단 통증이란 게 없어서인 듯하다.


결국 발톱이 그 지경이 되고 나서야 나는 러닝화를 질렀다. 처음에는 '내가 며칠이나 달리겠어?' 하는 마음이 반 있었기에 별도로 구비하지 않았는데 막상 달리고 보니, 일단 생각보다 달리기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고, 발가락이 버티기엔 일반 운동화는 분명 한계가 있음을 몸소 체험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러닝화를 구매하고 빛의 속도로 배송이 되었다.(역시 한국의 택배는 최고) 신어보지 않고 급하게 온라인으로 주문했기에 혹시나 안 맞고 불편하면 어쩌나 싶었는데 다행히도 사이즈가 잘 맞아 바로 신고 나갈 수 있었다. 러닝화를 신고 달리니 웬걸, 역시 장비의 중요함을 새삼 느꼈다.

계속 잡히던 물집도 생기지 않고, 발가락도 눌리지 않아 편안했다. 폐와 다리에서 느껴지는 감각이야 심폐지구력과 다리 근력의 문제라 별개라지만 신발이 바뀌니 훨씬 가벼운 느낌이 들었다.


나보다 러닝을 한참이나 먼저 시작한 지인에게 나의 러닝 시작 사실을 알렸더니 달리기 어플을 하나 추천해 주었다. 어플을 켜고 달리는 일 따위 귀찮아서 사용을 살짝 망설였으나 인터벌트레이닝을 하기엔 역시 도움이 될 것 같아 휴대폰에 어플 설치를 하고 1주일째 어플 속 남자와 함께 달리는 중이다.


어플 속 남자는 계속해서 말을 하고 음악 또한 지속적으로 흘러나와 처음엔 시끄럽다 여겼지만 나름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다. 무리해서 달리지 않도록 해주니 당분간은 어플과 함께 달리려고 한다.


나의 새벽 달리기에 대한 글은 달리는 과정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붙이고 있진 않다. 다만 나를 위한 기록이라 많은 부분을 건너뛰고 적어 내려간다. 혹시 본격 달리기를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계신 분들이 보신다면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만, 글 중에 가끔 쓸모 있는 이야기가 하나쯤은 들어있을 수는 있겠다. (예를 들면 무리해서 달리면 조깅발톱이 생긴다든가.. 하는 종류의)


#달리기#아직달리고있어요#욕심#무리#적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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