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사가 되어야겠다!
장래희망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이해하기 시작했을 때,
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 꿈은 나를 따뜻하게 대해주신
선생님에 대한 사랑, 동네 언니와 함께한
즐거운 선생님 놀이, 그리고 동생들을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겹겹이 쌓여
뭉게구름처럼 피어올랐다.
어떤 선생님이 되고 싶은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선생님이 된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나의 바람은
사촌 동생 덕분에 더욱 선명해졌다.
나보다 6살 어린 사촌 동생은
다운증후군을 가진 아이이다.
심장도 약하고 몸집도 작아
더욱 마음이 가고 사랑을 주고 싶었다.
그저 내 동생이니까 귀엽고 예뻤다.
그 사랑을 느꼈는지, 사촌 동생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야?'라는
질문에 항상 '유진이 누나'라고 대답한다.
핸드폰 배경화면이나 프로필 사진에는
나와 함께 찍은 사진을 해둔다.
이모 말에 의하면 주변 사람들이
그 사진을 보고 누구냐고 물으면
'우리 누나'라고 자랑스럽게 소개한다고 했다.
어느 날, 문득 사촌 동생이 말했다.
“유진이 누나가 내 선생님이면 좋겠어.”
이때는 사촌 동생이 일반학교에서
특수학교로 전학을 가게 된 시기였다.
그 사정을 알기에 어떤 이유에서
하는 말인지 짐작이 갔다.
이 한 마디는 내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흘러가듯 전해진 그 말은
내 삶의 물줄기를 변화시켰다.
나는 사촌 동생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듯,
만나는 모든 아이들을
사랑해 주겠다 굳게 다짐했다.
특별한 우리 아이들에게
특별한 선생님이 되어줘야지!
나는 특수교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올해로 6년 차 특수교사가 되었다.
업무 능력이나 지도력 등 다른 것들은
자신할 수 없지만, 이 한 가지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
나는 우리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한다.
물론 그 사랑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지치고 힘든 순간들도 있지만,
그 과정을 극복할 수 있는 힘 또한
우리 아이들에게서 얻는다.
아이들로부터 받은 사랑은
나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매일 아이들의 웃음과 작은 변화에서
큰 보람을 느끼며, 나는 내 직업을 사랑한다.
나는 교사다.
나는 특수교사다.
나는 아이들을 사랑하는 선생님이다.
나는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선생님이다.
나의 세상을 넓혀준 고마운 사촌동생이
매년 생일마다 써주는 편지이다.
유진이 누나에게
유진이 누나 27번째 생일 축하해
유진이 누나가 같이 놀아주고 항상 재밌게
해줘서 고마워 유진이 누나, 외할머니랑
사진도 찍고 작년에 노래 불렀던 게 기억이 나
신나게 놀아서 너무 좋았어
항상 유진이 누나가 제일 좋아
수지 같은 유진이 누나는 더 예뻐 보여
항상 활발하고, 웃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뿌듯해 벌써 고 3학년이야
돈 벌어서 맛있는 거 사주고
유진이 누나에게 뭐든 해주고 싶어
유진이 누나랑 같이 놀러 가고 싶어
매력이 넘치는 유진이 누나가 좋아
여름에 태어나서 고마워 코로나 조심하고
건강해 사랑해 그리고 내가 공연하는 영상 봐
*사촌 동생 눈에 가장 예쁜 연예인이 수지라고 한다.
그래서 아닌 걸 알면서도 기분이 좋다.
*사촌 동생은 센터에서 사물놀이를 공연을 한다.
공연이 끝나면 종종 나에게 영상을 보내준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특별한 당신에게>
여러분은 어떤 꿈을 가지고 계신가요?
그 꿈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나요?
여러분의 모든 꿈을 저도 함께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