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독실 Oct 08. 2024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학교에 갈 이유

이틀 정도 아파서 학교에 가지 못했다.

몸이 회복되어 학교에 가니,

“선생님!” 하며 달려오는 아이들.


그 순간,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표정이 보일 정도로

모든 것이 느리게 전개되는

연극의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


이틀 동안 열심히 공부하고, 잘 지내고 있으라는

선생님의 애정 섞인 잔소리를 잊지 않고

내가 없는 동안 열심히 공부했다며

너도 나도 활동지를 들고 와 자랑하는 아이들.


보고 싶었다며 두 팔을 벌려

마음과 마음이 닿을 만큼 와락 나를 안는다.

그동안 나를 생각하며

품고 있던 온기가 그대로 전해진다.


몸은 괜찮냐며 어른스러운 말들을 건네는

아이들 속에서 다 큰 선생님은

눈을 깜빡여 감동과 대견함이 섞인

눈물방울을 얼른 주워 담는다.


그러다 “선생님, 오랜만이에요!” 하며

마치 몇 년을 떨어져 있었던 것처럼

이야기하는 맑은 눈망울에 웃음이 터져버렸다.


이에 질세라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얼굴을 보며

“선생님도 정말 많이 보고 싶었어”라고

내 마음을 들이민다.

학교에 갈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우리의 일상은 매일매일

새로운 에피소드로 가득 차 있다.

오늘은 어떤 사랑스러운 대사로

나를 두근거리게 할지,

어떤 말들로 너희를 행복하게 해 줄지

마음 배낭에 재미난 소품들을

가득 채워 집을 나선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특별한 당신에게>
늘 함께하는 사람들,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을
오랜만에 만난 것처럼 새롭게 바라보고
따뜻한 말을 건네보는 건 어떨까요?


이전 04화 교장 선생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