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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박사유학을 하지 않았더라면

장학금 주는 어디 다른 나라 대학교에서 박사를 했을 듯

by 성경은 Mar 23. 2025

나는 왜 영국에서 박사유학을 했는가

보츠와나 대학에서 잠시 계약직 교수로 일하면서 학교가 잘 맞는다는 걸 알았을 때, 기왕 교수를 한다면 박사를 받고 해야 하지 않나 싶었다. 마침 보츠와나 대학 교수님들 중 한 분이 영국 박사 장학금 광고 하나를 보내주셨었는데, 노팅엄 트렌트 대학교 Nottingham Trent University 친환경, 지속가능한 디자인 관련 박사 장학금이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라 별로 어렵지 않게 연구제안서를 써서 보냈고, 전화 인터뷰를 했고, 인터뷰 뒤에 뽑혔다. 


영국에서 박사유학을 해서 좋았던 점

영국에서 박사를 해서 좋았던 점들은 아래와 같다.

박사 장학금을 받으면서 공부를 했다.

연구주제가 마음에 들었으므로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름 즐거운 박사 생활이었다.

영국 영어를 좀 배웠다.

연구실 소속이 있어서 비슷한 연구를 하는 포닥들과 박사생들이 같은 공간에서 일하니 매일 심심할 새가 없었다.

여러 대학이 함께 하는 콘소티엄 consortium에 박사 연구 과제가 들어 있었어서 다양한 학교 교수님들, 포닥들, 박사생들과 어울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었다.

개인 연구 이외 다른 큰 프로젝트들에 참여해 보는 경험도 해볼 수 있었다.  

콘소티엄 안에서 정기적으로 발표를 하거나 의견을 나눌 수 있었던 것도 도움이 된 거 같다.

박사 하는 중에 학부와 석사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기회들이 있어서 좋은 경험이 되었다.

2013년 10월에 박사를 시작했고, 2016년 말에 논문을 제출했다.

논문을 제출해 놓고 2017년 1월부터는 1년 계약직 연구원으로 일할 수 있었다.

2017년 봄에 논문 심사를 했고 6월에 학위 확정, 7월에 졸업식을 했다.

7월 졸업식 즈음 지금 다니는 학교 인터뷰를 했고 바로 임용이 되어서 계약직 연구원 1년을 채우지 않고 9월부터 교수로 일할 수 있었다.  

지금 돌이켜봐도 내가 영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박사를 했다면 3년 만에 논문을 다 쓰고, 3년 반 만에 졸업을 하며, 장학금이 끝날 때 맞춰 바로 연구원으로 일을 시작하고, 졸업식과 동시에 교수로 취업을 할 수가 있었을까 싶다. 운 좋게 영국에 자리를 잡게 되니 학위를 할 때 알게 된 친구들과 교수들과 요즈음도 연락을 하거나 같이 일을 하는 등 좋은 관계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점도 마음에 든다.


영국에서 박사유학을 해서 안 좋았던 점

영국에서 박사를 해서라기보다는 노팅엄 트렌트 대학에서 박사를 해서 안 좋았던 점들은 아래와 같다.

지도교수들이랑 잘 맞지 않아서 사람 스트레스가 좀 있었다.

연구실에 있는 포닥 한 명이랑도 좀 트러블이 있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내가 생각했던, 기대했던, 어떤 이상적인 대학 교수들의 모습을 보지 못해서 좀 실망했다.

한국 사람들이 잘 모르는 대학교라 한국에 있는 지인들에게 학교 설명을 해야 할 때 좀 번거로운 느낌이었다.

더 자세한 설명들은 이전 글 '영국에서 박사를 하면 좋은가?' 참고하시길 바란다.


영국에서 박사유학을 하지 않았더라면

영국에서 박사유학을 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미국이나 호주나 아니면 다른 유럽 나라 어딘가로 박사를 하러 갔을  같. 장학금이 없이는 박사를 하러 갈 수 없었을 테니까, 어디를 갔든 장학금을 받고 박사를 하면서 돈 받은 만큼 열심히 연구를 했을 것 같다. 영국이 아니었으면 아마도 3년 반 만에 졸업을 한다거나 졸업과 동시에 교수로 임용이 되지는 못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영국이 아니라 이를테면 미국이나 호주였다면, 졸업을 제때 하든 못하든, 취업을 바로 하든 못하든, 날씨가 좋으니 항상 기분은 아주 화창하고 활짝하고 좋았을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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