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하나가 된 우리
2021년, 가을.
코시국 속 우리 가게는 존폐위기에 놓여있었다.
당시 나는 습관적으로 "왜 이렇게 손님이 없지.."를 되뇌었지만,
엄마는 늘, "코로나는 언젠간 끝이날거다.
위기를 기회로 생각하고, 앞으로 올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라"라고 하셨다.
존폐위기 속에서도 내가 매일 아침 재즈를 들으며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실 수 있었던 건
내 마음 한편 분명 든든한 나의 엄마! 와 J가 있었기 때문일 거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어느 한 문턱에서 J가 물었다.
" 브런치 & 베이커리인데.. 왜 아무것도 안 하세요?"
여태 한 번도 묻지 않던 J의 급작스런 질문에 난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지 몰랐지만,
J의 여러 이야기를 들은 직후라 그랬나, 좀처럼 내 이야기를 잘하지 않는 편인데
어느새 나도 내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트렁크에 가서 칼 좀 꺼내올게요.
J는 내 이야기를 매우 흥미롭게 들으며, 내가 하고 싶었던 메뉴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곧바로 J는 차에 가서 본인의 이름이 새겨진 중식도를 꺼내왔고,
내가 1년 동안 하지 못했던 주방 세팅을 끝내고 내가 하고 싶었던 메뉴를 물었다.
마트에서 장 좀 봐도 되냐고 물은 뒤 내가 입으로 말한 음식들을 손으로 표현해 냈다.
" 맛있다! "
이후 난 아낌없는 지원을 했다.
나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모든 것을 J의 손으로 훌륭하게 표현해 주었다.
더 이상 매출이 얼마인가는 중요하지 않았다.
너무너무 재밌었다.
J는 그야말로 정말 완벽한 나의 손이었다.
내 손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재현해 주었다.
내 요구 사항에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았으며,
나보다 많은 경험에서 나온 자신의 의견이 있다면,
조심스레 알려주어 내가 방향을 틀 수 있게 해 주었다.
안 되는 것에 있어서는 이유를 덧붙여 설명해 주고,
오히려 좋을 방법을 제시했다.
비로소, 우리는 완벽한 파트너가 되었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우리만의 메뉴들이 완성되었고
우리의 하루 일과는 더 이상 목이 빠져라
손님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불 앞에서 음식을 하고 손님들이 우리를 기다려주셨다.
다행히 곧 가게는 안정화되었다.
모든 것이 편안하고 평화롭기만 할 줄 알았다.
해가 바뀌고 2022년, 2월의 어느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