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파르르~
찻잔 든 손끝
떨리는 걸 보았어요
어쩌죠?
날 좋아하는 게
분명한데 말이에요
아닌 척
애써보지만
숨길 수 없나 봐요.
#2
술 좀 작작 마셔라
그놈의 술이 웬수여!
아무리
잔소리해도
소용이 없다니까
요즘엔
수전증처럼
손까지 떠니 쯧쯧-
*모바일 화면을 고려하여, 시조의 행 배열을 실제와 다르게 변경했습니다.
묻는 말에 짤막하게 대답할 뿐.
그는 말수가 적은 편으로 주로 듣는 입장이다. 눈길을 아래에 둔 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한다. 그런 중에도 잘 듣고 있다는 듯 중간중간 고개 끄덕인다.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지 가끔은 얼굴이 발그레해지기도 한다.
그러다가 뭔가 결심한 듯 고개 든다. 끝내 입술 끝만 달싹거리다가 차마, 말하지 못하겠다는 듯 못내 아쉬워하는 그 눈빛이라니.
'혹시, 나를?'
에이, 설마 했다. 그런데 파르르~ 찻잔 든 손끝이 떨리는 걸 보고 나서야….
'아, 이걸 어쩌나요? 신이시여. 나에게 왜 이런 시련을 주시나이까?'
속으로 부르짖고 싶었다.
그때 곁에서 누군가 "사람은 다 좋은데 저 눔의 술이 웬수지. 술이…."
아, 깬다. 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