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2월도 20일이 넘어간다.
올해를 시작하며 새해 첫 곡을 급히 찾아든 기억이 선명한데,
그새 또 1년이 지났댄다.
올해는 달라질 거라며, 새로운 시작을 할 거라며 대차게 세웠던 계획들은 물거품이 되었고
세운 계획보다 지새운 밤이 더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쯤 후회가 밀려오기 시작한다.
심장이 먹먹했다. 가슴이 너무 답답해서 내 안에 있는 것들을 모조리 게워내고 싶었다.
시간은 흐르는데 난 그대로 정체되어 있는 것만 같아서.
하루하루 힘들어 죽을 것만 같았는데 뒤돌아보면 그 흔적들이 하나도 남지 않아서.
나 자신이 너무도 실패라는 단어에 걸맞아졌을 때, 나는 붕괴되었다.
내 존재의 이유는 무엇이며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비루하기 짝이 없는 나의 인품과 그 길로 살아온 수도 없이 많은 시간들을 어찌 버텨내야 하는가.
올해는 내게 어떤 해였나 반성하고 돌아보게 되고,
끊임없이, 여전히, 작년과 같이 머리를 쥐어뜯고 더 나은 방향을 생각하는 시기.
그렇게 또 한 번의 마지막 해가 저물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