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뎁트 - August Rush(feat. J.O.Y)

by STONE

이번 브런치북의 마지막 트랙은 2022년 8월 7일에 발매된 Dept(뎁트)의 더블싱글 앨범인 [August Rush]의 타이틀곡이자 1번 트랙, 'August Rush(feat. J.O.Y)'이다. 원래는 이 곡을 8월에 소개할까 싶었는데, 날도 너무 덥고 8월 같은 날씨들의 연속이라서 지금 시즌에 들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지막 트랙으로 가지고 와 보았다. 2023년도부터 주인장이 매 시즌마다 즐겨 듣고 있는 애착이 가득 담긴 오늘의 곡, 바로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지난주에 소개했던 'The Volunteers - Summer'처럼, 이번에 소개하는 뎁트라는 가수도 사실 이 곡으로 알게 되지는 않았다. 2022년 12월, 주인장이 고등학교 3학년을 마무리하고 대학에 들어가기 전, 하루만 일하고 일당을 받는 일일알바를 다양하게 하고 있을 시절이 있었다. 솥밥집 설거지부터(절대 하지 말 것. 너무 힘듦) 성수동 피자집 서빙, 홍대 소규모 레스토랑 주방보조, 서빙, 강남역 3층규모 화장품매장 리모델링 상하차 등등... 지금 하라고 하면 그때처럼 웃으면서 할 수 있을까 싶은 그런 일들을 하고 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상당히 힘든 기억들이긴 하지만, 그 당시에는 힘듦보다는 재미가 더 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 시점이 이제 수능이 끝나고 대학에 들어가기 전 겨울이었다 보니, 마음도 괜히 더 싱숭생숭하고 힘들었던 시기였던 점이 생각이 난다. 대학도 타지로 갈 때여서, 내 삶을 내려놓고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이 들어서 정말 힘들었었다. 아무튼, 그 당시에 내가 좋아하던 유튜버 '김미정'이라는 분이 계셨다. 고등래퍼 시즌1에 나와서 주목받던 여성참가자였던 기억이 나는데, 그분은 노래커버영상을 올리셨다. 그래서 늘 찾아보고 있던 어느 날, 그분이 피처링으로 참여하신 뎁트의 '금방 도착해'라는 노래를 알게 되었다.


물론 지금도 너무 좋아하는 노래 중에 하나지만, 그 당시에는 그 노래가 왜 그렇게까지 좋았는지 등교할 때, 하교할 때, 출근길에, 퇴근길에, 그 노래만 들으면서 힘들지만 조금 더 힘을 내 보았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플레이리스트가 한 번 바뀌는 2월 말 즈음에 우연히, 정말 우연히 실수로 눌렀던 음악 앱 속 뎁트의 뮤직 프로필에서 이 노래를 괜스레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곡과의 첫 만남은 그렇게 우연으로 포장된 인연으로 시작되었던 기억이 난다.


이 곡의 내용은 상당히 추상적인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는 사랑노래다. 뎁트가 책을 많이 읽은 것 같기도 하고, 영어 가사라서 영어만이 줄 수 있는 그런 감성들을 번역을 통해서도 잘 느낄 수 있도록 곡의 내용을 짠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픈 마음을 위로해 주는 이 멜로디가 날 이끌고,

그대의 자그마한 온기에도 나의 주파수는 달라지는,

내가 필요한 모든 것들을 줄 수 있는 그대.


그리고 이 곡의 후렴 부분인


'Can I close my eyes? And feel the sound.

Cause baby if you listen closely everything is good now.'


를 해석하면


'눈을 감아도 될까요? 이 소리를 느끼고 싶어요.

귀를 기울이다 보면 모든 게 다 괜찮아지니까요.'


라는 뜻이 되는데, 이후 2절에 이어지는 내용인


자연의 간절한 목소리는 그대와 내가 그리는 선율 같고,

낯선 존재가 우리를 지나쳐 가고,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이 세상 속에서 나는 꼭 당신 곁에 있어야 하고.

사람들이 동화 속 이야기를 믿는 것처럼 나는 음악의 힘을 믿고 있는.


굉장히 추상적이지만 어떤 느낌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느껴질 법한 그런 사랑 가사들을 담고 있는데,

멜로디도 알앤비 기반의 발라드가 살짝 섞인 느낌이라 듣기에도 너무 편안해서 오히려 이런 가사들이 나와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다. 여름의 청량하고 푸르른 장면이 그려지는 음악이다.


그리고 오늘은 이 앨범소개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전문을 가지고 와 보았다.



"가끔은 사는 게 버겁고 힘이 듭니다. 반복되는 사소한 일상에도 지칠 때가 많아요.

그럴 때면 외롭고 힘든 시간 속에서 음악이 주는 힘을 믿는 한 소년이 생각납니다.

주변의 모든 소리에서 음악을 발견하고 햇살과 바람을 더해 자기만의 낙원을 쌓아가지요.

우리가 찾아 헤매는 커다란 행복은 아주 작고 무의미한 것들을 통해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음악이 언제나 우리 곁에 있듯 행복도 가까운 곳에 있을 거예요,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이면."


요즘 많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중인데, 앨범소개에서 너무 큰 위로를 받았다. 음악은 사실 사랑에 관한 이야기라서 여타 다른 노래들처럼 '노래 좋다~' 하고 넘길 수 있었는데, 확실히 앨범소개에서 아티스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알고 들으면 이 음악이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 과정과 감정까지 느껴지는 것 같아서 곡이 주는 감동이 배로 늘어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음악과 글을 포함해 예술이 주는 힘이 있다고 굳게 믿는 사람으로서, 이 앨범소개글이 너무 마음에 와닿았다. 단순히 사랑노래가 아닌, 음악이 주는 힘을 극대화시킨 듯한 곡이라서 처음 들었을 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나 싶다.


어느덧 30 트랙의 곡을 소개하고 1권이 마무리가 되었다. 사실 언제 또 음악을 주제로 한 글들을 써낸다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후에 기회가 한 번 더 닿는다면 최대한 내가 사랑하는 음악에 관한 글들을 많이 써보고 싶다. 지금까지 이 브런치북을 연재하면서 매번 관심 있게 읽어주신 모든 분들과 잊고 지냈던 음악들을 되살리게 해 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다양한 음악으로 많은 힘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첫 번째 뮤직노트,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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