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27일에 발매된, 백예린을 주축으로 한 밴드 'The Volunteers'의 정규 1집인 [The Volunteers]에 수록된 마지막 10번 트랙이자 3개의 타이틀곡 중 마지막 순번을 지키는 오늘의 곡은 'The Volunteers - Summer'이다. 사실 백예린을 주축으로 한 밴드지만, 솔로로서 보이는 백예린의 감성과는 반대로 강렬한 록 사운드를 기반으로 하여 개성 있는 백예린의 보컬을 얹어 조화를 이루는 곡들을 전개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인장에 취향에 맞는 음악인 오늘의 곡 'Summer'를 바로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사실 이 밴드를 처음 접하게 된 곡은 같은 앨범에 수록된 9번 트랙인 'SAD'였다. 그리고 그 당시에 엄청나게 록이라는 장르를 좋아하지도 않았을 시기였기에 그저 '백예린이 불렀다'는 이유만으로 이 밴드의 곡을 들었었던 기억이 난다. 그 시점이 벌써 2년이나 지났으니까 한창 알앤비/힙합/인디 사운드에 미쳐있을 시기에 이 밴드사운드가 주는 감동을 잘 이해하지 못했던 것도 이해가 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서 오늘의 곡인 'Summer'를 접하게 됐다. 'SAD'를 23년도 1월에 접하고 같은 해 3월에 이 곡을 접하게 됐는데, 분명 같은 밴드, 같은 앨범, 비슷한 시기에 접한 곡임에도 이 노래는 그 시점부터 마음을 울렸던 기억이 난다. 텐션 자체는 'SAD'가 더 높지만, 당시에 즐겨 들었던 곡들의 무드는 이 곡과 비슷한 점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백예린의 보컬을 가장 잘 살린 곡이라고 생각이 들어서일까, 근 2년간의 내 플레이리스트에는 이 곡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 곡의 특징은 'SAD'와 도입부의 구조가 유사하다는 점인데, 'SAD'가 앰프의 울림과 사운드를 극대화시켜서 조금 더 하드 한 느낌이 들도록 진행이 된다면, 'Summer'는 약간의 리버브가 걸린 느낌으로 잔잔히 텐션을 올리는 느낌이다. 그리고 정점에 도달했을 때의 사운드도 듣기에 부담스럽지 않아서 가볍게 리듬 타기에도 좋고, 스피커 사운드로 크게 들어도 전해지는 피로도가 적은 것 같다. 그리고 노을을 연상시키는 사운드의 곡이다 보니, 제목이 'Summer'인 만큼 여름에 가장 잘 어울리지만 그렇다고 다른 계절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거나 하지 않고 오히려 그 계절만의 감성으로 다시 재해석이 가능해 다양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되는 곡이다.
가사의 내용은 '우리는 언제나 사랑에 빠져있을 거야' 라며 확신을 하다가도 '날 놓치지 말아 줘', '날 두고 떠나가지 말아 줘', '나에게 등을 돌리지 말아 줄래' 등과 같이 부족한 본인을 떠나가지 말라며 반복해서 불안해하는 모습도 보인다. '내가 괜찮은 척할 때도 너에게만은 진실될 것을 약속할게'라고 말하며 본인은 수도 없이 불안해하지만 상대방에게는 내가 널 정말 많이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내포하는 것 같은 내용으로 이해가 됐다.
그래서일까? 가사 해석본을 보고 음악을 듣는데 오랜만에 '이 노래 너무 슬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예린 특유의 음색으로 '0310'의 쓸쓸함도 잘 견뎌냈는데, 'Summer'는 공감이 너무 많이 돼서 그런 걸까. 이건 연애의 유무와 관련 없이 단 한 번이라도 누군가를 짝사랑을 해보았다면 가사의 내용과는 상황이 달라도 어떤 감성인지는 조금이라도 이해가 될 듯하다. 관계 속 불안함에서 비롯된 끊임없는 자기세뇌 수준의 확신. 저 한 문장으로도 수많은 장면들이 지나가는 것만 같다.
음악은 사람의 감정을 풀어내는 방법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그 음악에서 감정이 건드려진다면, 그만큼 기억에 남는 음악은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이번 'Summer'라는 음악이 여름내음이 나기 시작하면 계속해서 생각나는 것 같다. 6월 초여름에도, 7월의 장마철에도, 8월의 무더위에도. 이 음악이 나를 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여름에 사랑이 가득 깃들기 바라며 글을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