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오작동

by STONE

멀쩡히 잘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너를 마주한 이후로는 고장이 난 것 같다.


사람 눈을 마주 보고 대화하던 내가

너의 눈은 그렇게 마주하기 어렵더라.


말할 거리를 끊임없이 생각하던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쥐어짜 내고 있더라.


우리가 함께일 때, 마치 고장 난 신호등이 된 것 같아

너는 초록불, 나는 빨간불이 된 기분이야.


너는 밝게 앞으로 나아가는데

난 내 자리에 그대로 얼어붙어있어.


우린 함께 켜지면 안 되니까,

이번에도 내가 빛을 내지 않을게.


내 오작동으로 널 수리해야 하지 않게.

내가 참을게, 참아볼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