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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말 서재 Aug 23. 2024

연봉 vs 근무분위기 vs 일

삶을 풍요롭게 하는 길 - 두번째 이야기

일반적으로 취업이나 이직을 할 때 고려하는 것은 다음 세가지 요소다.

연봉

삶과 일의 균형과 같은 기업문화 및 같이 일할 사람

맡은 업무를 통한 발전 가능성.


이 세가지가 모두 만족되는 회사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이겠지만, 그런 회사가 얼마나 있을까? 결국 취업/이직할 때 우선적으로 무엇을 보아야 할 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요소가 만족스러운 직장 생활을 위해 가장 중요할까? 

아마도 개인의 성향에 따라 우선순위는 다를 것이다. 그런데 오랜 동안 나 자신을 포함해, 이직과 취업을 해온 여러 동료와 후배님들을 돌아보니, 나름 공통적으로 고려하면 도움이 될 포인트들이 보였다.


첫 직장으로서 대기업이 좋을까, 스타트업이 좋을까?


우선 사회 첫 발을 내딛는 신입의 경우는 아직 회사생활을 한 적이 없다보니, 가장 객관적인 요소들이라 할 수 있는 연봉이나 회사의 네임벨류 등을 중요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해 적지 않은 분들이 처음부터 대기업에서 부품 같은 역할을 하기보다는 스타트업 등에서 실무를 통해 역량을 개발하는 것을 추천하기도 하는데 내 생각은 좀 다르다.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스타트업은 스타트업대로 나름의 배움과 발전이 있다. 그런데 이 두가지 배움과 발전은 성격이 많이 다를 가능성이 높다.


대기업은 나쁘게 말하면 부품 같은 삶이라고는 하지만, 스타트업과 같이 작은 기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체계와 시스템을 배울 수 있다. 대기업 경력자가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 심지어 중견기업으로 옮길 때 조차도, 이미 전직장에서 익숙해버린 시스템과 체계의 부재로 당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마도 호기심이 많고 매사 몰입을 해오던 경력자라면 이러한 시스템이나 체계의 일부를 새로 시작하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 맞게 작게라도 적용해볼 수도 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어느정도 성장하고 나면 주요 직책으로 대기업 출신 경력자를 영입하려는 이유도 이와 같다. 

대기업에서는 각자의 역할이 비교적 명확한 편이다. 그래서 나쁘게 말하면 좁은 범위의 업무를 부품처럼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본인만 마음먹는다면 주어진 업무 범위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기술을 습득할 수 있고, 심지어 각종 장애 대응 프로세스, 리스크 관리 등 효율적이고 체계화된 운영 방법론들과 툴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이를 추후 다른 직장에서 요긴하게 활용할 수도 있다. 


스타트업의 경우는 위에서 얘기한 대기업의 장점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대신에, 소수의 구성원들이 하나의 기업 목표를 완수하기 위해 훨씬 넓은 범위의 역할을 주도적으로 해내야 하기 때문에,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경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본인이 참여한 과제의 결과물이 사용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서비스되는 것을 리얼하게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 성취감이 클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회사가 돌아가는 사정이나 경영진들의 생각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덤이다. 다만, 스타트업의 경우 경영진 및 리더의 성향이나 역량에 따라 이러한 장점이 아주 크거나 적을 수도 있음은 리스크다.


이렇듯 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나름의 장점이 있으니, 본인의 사정과 역량에 맞추어 취업을 하고, 일단 취업한 이후에는 특별한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한 동안은 그 회사의 업무에 몰입하며 본인을 발전시켜보자. 내가 생각하는 가장 위험하고 잘못된 선택은, 보다 좋은 직장으로의 취업을 위해 너무 오랜기간 취업 준비와 시도만 반복하는 것이다.  어떤 직장이던 나름의 배움과 자기 발전이 있다. 하지만 단순히 만족할 기업을 고르기 위해 취업 시도를 반복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은, 직장 생활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 발전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 소모적인 시간으로 남아버릴 수 있다. 차라리 일단, 본인의 기대에는 못미치는 곳이더라도 실무를 시작하고 기업의 생태계에 대해 배우다 보면, 혼자 고군분투하는 것보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소위 경력을 자연스럽게 쌓게 되는 만큼, 이후에 더 좋은 직장으로의 취업 기회가 보다 높은 성공 확률로 다가올 수 있다. 본인이 기대하는 조건에 맞지 않는 기업이라는 생각 대신, 돈을 벌면서 더 나은 취업을 위한 실무 교육까지 이루어지는 가치있는 기회라고 생각해보자.


만일 본인이 실력이 뛰어나거나 운이 좋아서, 대기업과 스타트업 취업이 모두 가능하여 선택할 수 있다면?


그렇다면 나는 일단 직장생활의 시작은 대기업에서 시작하라고 얘기하고 싶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스타트업에서 보다 잘 경험할 수 있는, 넓은 범위의 역할 수행과 기업이 돌아가는 전반적인 모습을 살펴 볼 기회가 크다는 장점은, 사실 좀 더 본인이 경험을 몇년 쌓은 뒤에 더 유용할 수 있다. 오히려 첫 입사 후 3년 정도는 순수하게 본인의 전문 분야에서의 기술 수준을 필드 경험을 통해 높이는 것이 더 유용하다. 아무래도 대기업의 경우 체계가 잘 잡혀있다보니, 과제 수행 때마다 해당 과제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에 보다 더 집중할 수 있고, 비교적 필요한 교육을 이수하기도 더 용이하여 본인의 기술을 발전시키기에 좀 더 유리할 수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대규모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다수가 함께 개발하는 하나의 산출물을 통합하는 과정에 대한 여러 체계화된 프로세스와 툴, 커뮤니케이션 방법도 경험하기에 좋다. 게다가 대기업에서 추후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는 것이 스타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것 대비 상대적으로 쉬울 가능성이 높고, 또 대기업이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과 처우를 제공할 확률이 높아 추후 이직 시에 연봉 협상에서 유리한 점도 있다.  물론 스타트업이라고 해도 대기업 못지 않은, 심지어 대기업보다 더 체계화가 잘 되어있고 규모도 굵직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업체들이 있다. 이들은 사실 스타트업이라고는 하지만, 일정 부분 이미 중견기업 이상으로 성장중인 기업이라 대형 기업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제거하고자 노력하는 기업으로서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보편적으로 얘기하는 대기업 vs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을 가정한다면,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은 측면들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첫 취업이 아닌, N번째 직장으로의 이직 시 고려해야 할 포인트는 무엇이 다를까?


사실 여기서부터가 진짜 어려운 부분이다. 앞서 초반에 얘기했던, 처우수준, 기업 문화 및 사람, 일을 통한 발전 가능성 모두를 자신의 사정에 맞게 고려해야만 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연봉 처우 말고는 직접 가서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보편적으로 기업 문화가 사람 중심인 기업과 반대인 기업이 있을 수는 있지만, 사실 주변에 보면, 엄격한 분위기로 이름난 회사임에도 마침 자신이 속한 부서의 분위기만 달라서 분위기 좋다고 다니는 친구도 있고, 반대로 자유로운 분위기로 이름난 회사임에도 일 많고 엄격하다고 얘기하는 친구도 있다. 결국 본인이 속한 조직의 분위기를 알아야 하는데, 이는 해당 부서에 지인이 있지 않는 이상 미리 알기 어렵다. 

또 개인의 취향에 따라 같은 상황에서도 만족도가 달라진다. 어떤 친구는 구체적으로 업무를 할당하고 세세하게 지시하는 문화에 대해 개인의 자율과 창의성을 너무 제한한다고 불평하는 가 하면, 또 다른 친구는 업무 과정이 명확해서 마음이 편하다고 얘기하는 친구도 있다. 


따라서, 이직 시에 나름 파악한 이직 대상 기업 정보를 유용하게 활용하려면, 우선은 기존에 직장생활을 하면서 나와 잘 맞는 기업 문화와 업무 성격에 대해 스스로를 잘 파악하고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막연히 기업에 대해 알고 싶다고 하면 설사 운좋게 지인을 통해 정보를 구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본인의 결정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지 못할 수 있다. 반면에 내가 중요시하는 포인트를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이를 기준으로 정보를 구한다면, 내게 정말 필요한 내용들만 골라서 보다 용이하게 필요한 정보를 얻을 것이다. 


이것 저것 해봐도 잘 모르겠다고 한다면, 확률적으로 덜 실망할 선택을 해볼 수 있다.

우선 적어도 객관적으로 밝혀진 Fact 정보라고 할 수 있는 처우와 연봉을 기준으로 삼아보자. 그리고 가능한, 성장하고 있고 돈을 잘 버는 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본인의 기대에 부합할 가능성이 높다. 일단 기업은 이윤을 추구한다는 기본 속성이 있기 때문에, 돈을 못 버는 기업이라면 그만큼 직원들에 대한 압박이 심할 수밖에 없고, 도를 닦는 사람이 아닌 이상, 압박 받는 개개인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신도 모르게 예민하고 또 다른 압박을 줄 가능성이 높다. 그 만큼 분위기가 좋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반면 돈을 잘 버는 기업은 적어도 성과에 대한 압박이 없지는 않더라도 돈을 벌지 못하는 기업과는 그 차원이 다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더 여유로울 수 있다. 게다가 자금 압박이 덜해 적극적인 투자가 가능한 만큼 다양한 연구 개발 기회도 더 많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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