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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on Aug 27. 2024

혼자만의 세상,그리고 자책

사건의 전말, 그리고 자책 , 그들만의 자존심

내 인생 최대의 실수다.

순간에 혹해서 내 일주일, 내 직원들의 고생이 다 날아갔다.

전화를 끊고 뇌정지가 왔다.

천천히 그 거래처의 거래 기록을 살펴봤다. 다 정상적이었다. 하던일 이었으니깐....


순간 뇌리를 스쳤다. 나만 당한건가? 

모든 인맥을 동원해서 내가 아는 모든 동종업계에는 다 전화를 돌렸다.

냉동창고 사무장, 부산에서 제일 물건을 많이 보유하고있는 냉동 원물 거래처, 기타 등등 

내가 아는 모든 루트를 통해 소식을 전했다.


솔직히 쪽팔렸다. 내가 돈을 떼어 먹다니.... 이 얼마나 쪽팔린가... 그동안 유일한 여자 대표라고 고개 빳빳이 들고 나 잘났다고 하면서 어떤 누가 좋은 제안을 해도 지금을 유지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서슴없이 조언하듯 하던 내가. 사기를 당하다니...


그래도 혹시나 나만?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또다른 피해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의 실수에 대해 인정하지 못하고 다른 어떤 사람의 피해가 또 있기를 바랐던것 같다. 그로인해 내가 위안이 될수있게..... 참 나쁜 생각이다. 한사람이라도 피해를 안보면 좋은건데 말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론 내 생각이 맞았다. 나 뿐만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내가 사기당한 금액이 그들중에서 제일 작았다.

제일 많은 사기 금액은 2억 가량 되었다 . 10여군데 업체가 당했다. 그것도 똑같은 사람에게 똑같은 수법으로.

대책회의

대책회의가 열렸다. 순식간에 10군데 기업이 몰려왔다. 우리 회사로 말이다. 회사에서 말하기 쪽팔려서 옆에 있는 다른동의 사무실로 이동했다. 각자 이야기 하기 바빳다. 최초 신고자는 물론 나였다.


아.... 왜 난 뭘해도 내가 중심이 되는걸까.....

물었다. 내가 제일먼저 알았다고 해도 다들 나보다 피해가 많은데 왜 직접 나서지 않으시냐...

다들 나랑 같다. 그래도 우리는 20년 30년 넘게 했는데 이거 당한거 누가 알아채기라도 하면 얼마나 쪽팔린일이냐... 근데 그 뒤에 말이 더 가관이었다.


근데 딴 사람도 아니고 이사장이 사기를 당했다고? 우리는 그게더 놀라운데? 진짜 당한거 맞아? 얼마 ? 어떻게 그거를 알았어? 


망치로 두드려 맞은거 같은 느낌이었다. 자기들도 당했으면서 내가 당한게 그리 놀랍나? 참 웃기네 ! 흥이다!

정신차리자... "네 저 사기 당한거 맞고 금액은 얼마입니다." 라고 말헀고 한 사장이 이야기 했다. 내가 아는 경찰서 반장이 있으니깐 우리관할이니깐 말할께 잠시만 기다려들 보쇼....


다들 멀뚱멀뚱 한손에 맥심 커피를 호로록 거리면서 후후 불면서 속도 편하게들 마시고 있다.

그것도 나는현타다. 진짜.. 아오............


기다리는 시간동안 이런 저런 말이 오갔다. 오늘 물건을 주고 오늘 사기인걸 안 사람도 있었다. 그 회사 사장은 8천만원이라고 한다. 육두문자가 오가고 난라통도 아니다. 아이고 머리아파...


이후 경찰과 연락이 다아서 수사를 시작하겠다고 한다고 말이 왔다. 그럼 경찰서에 가는거냐 라고 물었다. 근데 아니란다. 쪽팔려서 그건 아닌거 같다고 소문날까봐 우리만 알았으면 한다고. 그러니깐 자기 사무실로 불렀으니깐 몇시에 거기서 봅시다. 라고 한다. 알겠다고 하고 내 사무실로 돌아왔다.


사무실에서 혼자 멍을 때렸다. 자꾸 머릿속에 맴돈다. 이사장이 당했다고? 이사장이 당했다고? 이사장이 당했다고? 아오.... 미치겠네... 진짜. 당장이라도 잡아다가 따져 묻고 싶은데 답이 없다. 와.... 내가 당했다고? 라고 어느순간 머리에 박혔다.

이 멍청아, 왜 그랬어~ 이 멍청아 니가 당한거 인정해. 이 멍청아 좀 재대로 알아보지. 등등 나한테 내가 자책을 하고있었다. 일이고 뭐고 손에 안들어온다. 분노감에 휩싸이고 자책감에 휩싸이고 미쳐버릴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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