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eon Dec 07. 2024

배신? 사회의 적응! 비우다

난 친구들을 좋아하는 20대. 의리를 좋아하는 여자.

친구들이 남녀 할거 없이 다군대를 간 것은 이미 적어놓아서 알 것이다.

하지만 사회에 나간 여자친구도 있다,

유일하게 딱 다른 선택을 한 한 명의 여자친구.

그녀의 이름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서 이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도 한참뒤까지 그녀를 찾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결국 소식을 알지 못한다.


이야기는 다시 20대의 나로 돌아간다.

20대의 나.

아는 것과 같이 천방지축이었고, 자존감은 하늘을 찌르고 자존심도 높다.

하지만 참고 견디는 것과 더러워도 버티는 방법, 그리고 비겁하게 피하는 방법, 아니면 알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마음. 마땅히 해야 할 행동을 귀찮아서 하지 않는 것 등 많은 사람들이 할지도 안 할지도 모를 나만의 세계에 갇혀 살던 나의 20대


유일하게 군대를 선택하지 않은 친구는 이후로 나와 자주 어울리게 되었다.

학교에서는 그리 친하지 않았지만 각각 취업을 하면서 서로 외로움에 친구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친구의 집은 아픈 아버지와 두 명의 여자 동생들이 있다. 

다행히도 이 친구는 여자 친구이다.


내게는 여자친구라는 존재가 굉장히 크게 다가왔던 때였기 때문에 이 여자친구 아이가 힘들어하는 것이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나와 어울리며 내가 꾸미는 것을 좋아하니 자신도 꾸미고 싶어 했고, 내가 하는 것을 따라 하고 싶어 했다.

그렇게 그녀는 선택한 직업이 "간호조무사"였다.

하지만 그 일을 해서는 동생들의 뒷바라지와 아버지의 병원비, 자신을 가꾸는 일, 공과금등을 모두 납부할 수도 쓸 수도 었었던 모양이다.


하루는 친구가 어렵게 나에게 말을 꺼낸다.


00아. 진짜 미안한데 우리 아버지 병원비가 없어서 그런데 너 나한테 돈 좀 빌려줄 수 있어?

그 말을 들은 나는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 얼마필요한데?"라고 물어봤다.

내가 그때 돈이 있었던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일단 물었다.

"아... 그게 한 200만 원 정도면 될 거 같아 당장 급한 게...."라고 말을 한다.

생각해 봐라. 지금도 200은 굉장히 큰돈이다. 하지만 몇십 년 전의 200만 원은 정말로 큰돈이다.


난 그때 경제관념이 1도 없었다.

"근데 나 그렇게 큰돈은 지금 없는데...... 어쩌지?"라고 말을 했다.,

친구가 말한다.

"아... 그거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어... 나도 아버지 수술비 때문에 받아봤거든 "이라고 말한다.

"엥? 그런 돈을 어디서 어떻게 받아? 은행에서는 우리 어려서 대출 안될 텐데?"라고 아는 지식을 털어놓았다.

"아니 은행이 아니라, 아무튼 가족관계증명서랑 인감증명서랑 인감도장이랑 너 신분증 사본 이렇게만 있으면 돼" " 해줄 수 있어?"라고 되물었다.


그것이 사건의 발단이 될 줄은 몰랐다.

"응"

"서류만 주면 되는 거야?"라고 물었다

"응 고마워" " 그거 너 통장으로 들어갈 거라서 그거 돈 만일입금되면 나한테 현금으로 좀 부탁해 {"

라고 말을 했다.

"알았어! "라고 말을 하고 친구에게 시키는 대로 다 해서 근처에서 만나서 현금다발 200을 아무런 감정 없이 그저 친구아버지가 회복되기를 바라는 맘에서 건넸다.

"너무 고마워, 진짜 이 은혜 잊지 않을게 "라고 친구가 말한다.

"야. 괜찮아 힘내. 나중에 나 힘들 때는 네가 나 도와줘야 한다?"라고 말하니 친구가 고개를 끄덕인다.

"일하다가 온 거 같은데 얼른 들어가!"라고 나는 이야기했다.


그 친구는 치과에서 근무를 했고, 치과는 토요일도 근무를 한다고 했다.

그렇기 친구에게 돈을 건네주고 나서 한 달이 지났다.

그 친구와 별 다른 사건 없이 웃으면서 한 달 동안 자주 만났다.

난 만나는 동안 그 돈의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이미 내 손을 떠났고 준다고 했으니 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이건 실수

적어도 어디에 내 서류를 넣었는지 돈은 어떻게 받았는지 이자는 있는 건지 이율은 어떻게 되는 건지 기타 등등 당연히 물어야 할 것을 묻지 않았다., 

거기에 한 스푼 더

친구가 나에게 말한다. 00아 혹시 너 카드 만들었어?라고 말이다.

"카드?" 아니 왜?

라고 말하니, 나는 신용카드라는 것을 만들었는데, 이거 굉장히 좋더라고

"내가 오늘 돈을 쓰면 다음 달에 갚는 거야"라고 말을 한다.

세상에 그런 게 다 있어?라고 나는 물었다.


말했지만 난 벌면 버는 대로 쓰면 쓰는 데로 모으면 모으는 데로 그 부분은 정석으로 살았다.

그런데 이건 써도 바로 돈이 안 나간다고 하니 얼마나 신박한 세계인가...

이것을 나는 몰랐고 친구는 알았다.

"오 ~ 진짜? 그런 게 다 있어?" 그럼 나도 하나 만들어야겠다.

라고 말하고 바로 신용카드를 만들었고 두 개 정도 만들었다.


그때 친구가 말했다. 00아 카드 하나정도만 빌려줄 수 있어?라고 말이다.

"그래!"라고 하면서 또 친구에게 카드를 줬다.

지금 생각하면 참 멍청하지만, 그때는 그저 그 친구가 안쓰러웠다. 그게 20살의 나의 뇌구조였다.


"넌 내가 카드를 달라는데 이유도 안 묻냐?"라고 친구가 되물을 정도이다.

"아니, 네가 필요하니까 달라고 하겠지., 나도 필요하면 너한테 달라고 하면 되는 거 아냐?"라고 되묻자 

그냥 그 자리에서 우리는 빵 하고 터졌다.


그렇게 세 달이 지났고, 독촉전화가 오기 시작한다.

모르는 전화번호로 말이다.

000 씨 맞죠? "  "네 맞는데요" 

0000 캐피털입니다. " 예? 거기가 어디죠?

"지난번에 000 씨가 000 씨 명의로 200만 원을 빌렸고 이자를 지금 미납하고 있어서 연락드립니다"

" 계약자가 000 씨로 되어있고 자필 서명도 다 되어있는데 아닌가요?"라고 물었다.

생각해 보니 친구가 서류를 갔다 달라고 하면서  어떤 종이 한 장을 줬고 난 거기에 내 자필로이름도 적고 서명도 했지만 어떤 서류인지 묻지 않았다.

"아/ 네//// 저 맞아요"

라고 말했고, 지금 갚지 않으면 원금 200인데 이자가 120입니다.라고 말을 한다


엥? 빌린 돈이 200인데 이자가 120? 이건 말이 이상하다 아무리 바보라고 해도 말이 안 된다.

"아니 아저씨 빌린 돈이 200인데 어떻게 이자가 3달 만에 120이 돼요? 말이 안 되잖아요"라고 짜증을 내니

"이 어린 아가씨가 세상물정 모르고 말이야. 아가씨? 아가씨가 직접 사인한 거 서류 보러 와요"라고 말한다.

재수 없다. 하지만 보러 갔다.

어찌어찌 문자로 주소를 받아서 갔다. 은행창구처럼 만들어 놓았고 상담원들도 많고 돈을 빌리러 온 사람들이 많았다. 그렇게 나는 내 친구가 나의 명의로 빌린 돈에 대한 채무를 감당해야 했다.


친구에게 전화가 안된다.

메시지도 수없이 남겼다. 아 맞아. 친구에게 준 카드! 번뜩 생각이 났다.

카드한도가 300이었는데 한도초과까지 다 나온 상황.

나는 고스란히 만져 보지도 못한 채 빛을 졌다,. 그것도 20대가 딱 되고 초반에 말이다.


엄마 아빠가 등짝 스매싱을 날린다.

그 애가 누구야? 000이야? 000? 엄마 아빠가 아는 내 여자친구들은 한정되어 있고 마침내 그 여자아이의 이름이 나왔다. 나는 태생적으로 거짓말을 못한다. 바로 들켰다.

아 ~000이구나! 걔 집어디야. 엄마가 가보게 빨리 이야기해!라고 나를 다그친다.

"아 쫌. 그냥 내버려두어 00이 아빠가 수술해야 한 데서 줬어. 사람은 살고 봐야 할거 아니야!라고 소리쳤다"

엄마는 "야 너 친구한테 속은 거라고는 생각 안 하니? "라고 다그친다.

"아이고 헛똑똑이 똑똑한 척은 혼자 다 하더니 호구짓 하고 다니네"라고 엄마가 또 악담을 퍼붓는다.

엄마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 지금은 말이다. 하지만 그때는 엄마가 미웠다.


"아니,. 엄마 만일 엄마나 아빠가 아파도 걔가 나를 도와줄 수 있었다는 생각은 안 해?"라고 되물었고 엄마는 어이없어했다.

" 아 그동안 모은 돈으로 일단 일부 갚고, 나머지는 신용회복 신청해 "라고 말을 한다.

신용회복??? 그게 뭐지???

아무튼 여기저기 알아보니 국가에서 신용회복을 해주는 기관이 있다고 한다.

지금은 정확한 이야기를 알지만 이 글을 적는 순간 난 20대의 나이기 때문에 그때의 나로 돌아가서 글을 쓴다.

아무튼 그 신용회복위원회라는 기관에 찾아가서 서류를 작성하고 신용회복신청을 하고 심사를 거쳐서 나는 신용회복위원회에 등록된 신용불량자가 되었다.

그때 당시에 불어난 이자까지 합쳐서 총 1 천마원 가량이었고, 난 써본 적도 없는 돈이다.

조금 짜증 나긴 했지만,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지 않으셨다면 내가 고생하고 사람하나 살렸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그 신용회복은 8년 동안 지속되었고 난 그 빛을 8년 동안 매달 매달 조금씩 갚아 나갔고 해결했다., 

(이것은 28살 때 끝이 났다)


친구의 행방을 알고 싶지만 친구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난 원망하고 싶은 맘이 없다. 


그 친구가 마지막으로 음성 메시지를 남긴 것이 기억이 난다.

00아 미안해, 하지만 거짓말을 한건 아니야 진짜 아버지 병원비도 좀 쓰고 나도 나름대로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너처럼 되고 싶어서 성형도 하고 여러 가지로 좀 돈이 필요했어... 너만 유일하게나를 믿어줘서 너를 조금 이용했어. 나도 괴롭고 힘들어 나중에 정말 내가 돈 많이 벌면언젠가는 꼭 갚을게.,

나도 빛을 져서 지금 이사를 할 거고 우리 집에는 이제 아무도 없어., 너한테 말해주고 싶었어 미안해.


라고 그 여자아이의  마지막 음성메시지를 들었다.

난 그때 그 여자아이의 음성메시지를 20번이나 돌려 들었다.

왠지 모를 그녀의 마음을 짐작해보고자 함이었을까?

20번. 정확하다. 돌려 듣고 또 듣고... 엄마는 그 여자아이에게 연락이 왔냐고 매일 물어댔다.

난 아니라고 답했다. 매일 20번씩 한 달을 돌려 들었다.


그러고 나는 결심했다. 음성메시지를 삭제하기로.

이만큼 들었으면 됐어... 그래 언젠가 인연이 되고 잘되면 나한테 연락하겠지.

한하늘아래 사는데, 언젠가 보지 않을까? 만일  못 본다고 하여도 나를 기억하고 미안해하면서 살아 주면 좋겠다.라고 말이다.


별로 로맨틱하지 않았던 내가 그때는 나름대로 착한 맘을 가진 것 같다.

아마도 이것은 내가 친구를 믿었던 믿음과 그것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한꺼번에 공감하는 순간이었고 처음 겪는 충격적인 일이었기 때문에 나 자신이 스스로 내려놓은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나의 혹독한 세상의 공부가 시작되고 있었다.

난 겨우 20살이고 이제 21살이 된다. 

하하하.... 성인이 되자마자 신용불량자가 되었다.

하지만 돈을 빌리러 가는 사람들을 보니 다 나이가 많은 분들이 많았다.

단순한 나는 그냥 또 귀찮아졌다.

생각했다.

난 이제 겨우 20이고 8년이 길지만 그래도 28이니까. 뭐 강산도 변한다는데 세월이라고 안 변하겠어?

까짓것 그냥 또다시 시작하면 되지!

지난 일은 잊자!라고 말이다.


그렇게 사회의 기준도 내가 정했고, 아픔도 나 혼자 그냥 감당했고, 친구도 잃었고, 돈도 잃었다. 가족의 신임도 잃었다. 하지만 난 나 자신을 찾았다.


그게 나의 20살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