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회사로 복귀하다. 뭔가 나 스스로 성장한 기분이다.
해외 연수?라고 할 것까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나는 해외에서의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우리나라 외에 다른 나라는 어떤 풍경인지 그것을 눈으로 봤다. 그러면서 사고방식의 변화가 조금 생긴 것 같다.
그 가게의 점원들은 하나같이 친절했고 바다는 깨끗했다. 어느 누구도 바다를 더럽히거나 쓰레기 하나 바다에 떠다니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그 나라 사람들은 자연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다.
일정구역에서만 흡연을 허용했고. 그 외에 흡연을 하게 되면 가차 없이 벌금을 그 자리에서 지불하여야 한다.
이러한 작디작은 것들이 그 나라의 사람들에게는 일상이 되고 법이 되었다.
나는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서 다른 나라 사람들의 일상을 보게 되었고, 우리나라와 비교하게 되었다.
이것은 일과는 무관하겠지만 나는 내가 하는 일과 대조하였을 때 이 나라 사람들은 참으로 평온하다는 생각을 했다. 필요한 만큼 딱 그만큼만 생활에 소비하고 나머지는 식량을 비축해두기도 했던 모습이 떠오른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고 느낀 점도 많다.
회사에 복귀하고 나서 사람들이 몰려온다.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 나랑 친해지고 싶었던 사람 나랑 친했던 사람 등등 많은 사람들이 벌 때 같이 몰려들어 질문을 시작한다.
어땠냐. 부회장님 진짜 봤냐. 잘 놀다 왔냐, 거기는 얼마나 재미있었냐.
거기 가서 누구랑 친해졌냐., 뭐 먹었냐 등등 기타 잡다한 질문들이 많았다.
나는 그냥 한마디로 정리했다.
아주 아름답고 평온한 곳이었다. 가서 스노클링을 하고 경치를 구경했다.라고 말이다.
다른 말을 더 하고 싶지도 하기도 귀찮았고 사실상 이 이야기가 대부분 내가 느낀 바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안다. 내가 길게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사실 지금은 아니지만 이때는 그랬다.
거리 두기를 혼자 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불필요한 말이나 사담을 즐기지 않았다.
사담은 곧 독이 돼서 돌아온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개인적인 말은 거의 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복귀 후 다시 업무에 돌입했다.
예전보다 이상하게 내가 더 부드러워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해외여행이라는 것은 사람을 참 많이 변화시키는구나 느꼈다.
그곳에서 사람들과 어울리고 대화를 하고 환경을 보고 여러 가지를 느끼다 보니 상담을 한대 우리나라가 아닌 해외를 얘기하면서 살면서 해외여 향을 몇 번이나 가보겠냐면서 보험은 곧 적금이나 마찬가지이다. 중간에 해지하면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단점이 있지만 그렇지 않고 해택을 받으면서 만기에 만기 인출을 할 때쯤이면 나이가 더 들어있을 것이고 그때 해외여행을 갈 돈이 마련된다고 생각하고 하시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멘트도 자연스럽게 나왔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느낌을 고객에게 전달핶고 고객은 그 말에 동요했다.
내가 어떤 말을 어떻게 했는지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나는 그때 아무래도 굉장히 미래를 위한 설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그때도 복귀 하자마자 그달의 우수사원이 되었다.

난 이 회사를 다니면서 꼬박 5년 동안 단 한 번도 우수사원을 놓친 적이 없다.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아무래도 나아게는 남을 설득하는 그런 묘한 기운이 있었나 보다.
지금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기는 한다.
나는 평상시의 목소리 톤과 상담 시의 목소리 톤이 현저히 다르다
평상시에는 활기차거나 또는 암울하거나 하지만 상담할 때는 또박또박 천천히 그리고 차분한 목소리를 유지한다. 사람들이 항상 하는 이야기는 설명을 쉽고 천천히 적당하게 이해할 수 있게 잘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이다. 이때는 몰랐지만 지금도 그 말을 듣고 있는 것을 보면 내가 꽤나 말은 잘하나보다라고 지금도 생각한다.
이 이후로도 나는 계속 실적을 쌓아 갔다.
그러면서 이젠 주변을 둘러보는 약간의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
이때부터 센터의 센터장과 실장과 함께 합석하여 밥을 먹는 일도 잦았고 센터장과 친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높은 사람인데 나는 그런 거에 개의치 않고 내 소신껏 하고 싶은 말을 다했다.
어차피 이때도 사람을 함부로 자르지는 못했고, 나는 이 센터의 최고 우수 사원이다.
그래서 나는 할 말 다 하고 가끔씩 센터장의 개인 집무실에 가서 지금 센터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나 센터에서 일하면서 어떤 고객이 있었다는 것이나 디비의 성격이라던지 이것저것 주저리 이야기 했다.
이때부터도 나는 실장이 아닌 센터장에게 직속으로 가서 이야기를 했다.
아마도 그런 것들이 사람들은 꼴 보기 싫었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여도 그렇다,.
자기의 직속 상사가 아닌 최고 상사에게 디렉트로 가서 보고하는 사람?? 있을 수 없다.
지금의 내가 회사를 운영하지만 본적도 들은 적도 없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너무나도 철이 없고 잘난 맛에 살았던 것 같다. 나의 처지를 비관하는 일은 없어졌지만 오만감이 하늘을 찌를 정도였다

하지만 이때는 어렸고 나는 나의 선택이 무조건 옳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주변 그 누구도 앞에서 나에게 싫은 소리를 한 적이 없다. 내가 들으려고 하지 않은 것도 있지만 한 번은 내가 센터장과 이상한 관계라서 좋은 디비들만 골라서 받는다는 이야기를 뒤에서 들은 적이 있다.
나는 센터장의 실에서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또 따라 부르시면 가서 놀다가 오고 했다.
말이 되는 소리냐고 말하겠지만 나는 제법 재미있는 사람이다. 흉내도 잘 내고 나름대로 포인트를 잘 살려서 이야기를 맛있게 하는 스타일이다. 그것은 나는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이때 사람들은 내가 센터장과 각별한 사이라서 좋은 고객정보만 따로 받는다는 둥, 아니면 센터장과 둘이서 센터장의 집에서 자고 나오는 것을 보았다는 둥 말도 안 되는 유언비어가 센터 가득했다.
"누구야? 누가 그런 거지 같은 말을 하는 건데?"
" 할 말 있으면 직접 나와서 해봐 누구야?"
갑자기 싸한 공기가 흐른다.
"미쳐도 한참 미쳤나 보네,. 누군지 말 안 한다 이거지? 그래 좋아 누군지 몰라도 똑똑히 들어!"
" 그걸 말한 장본인은 아마도 자신의 행실을 스스로 비하하는 거고! 센터장이 아니라 그 누구라고 해도 한번
잠을 같이 자고 노래방을 갔다 오면 돈을 벌었나 보지?"
" 더러운 사상을 가진 사람은 더러운 짓을 한 거나 마찬가지야! 이래도 안 나와????"라고 소리를 질렀다.
" 두 번째! 내가 센터장과 노래방?"
" 봤어? 내가 가는 거 봤어? 무슨 개뿔 노래방은 노래방 근처도 안 가봤다! 내가 솔직히 말할까? 노래방이라도 가보고 이런 말 들었으면 나도 말 안 하는데 가보지도 않는 걸 갔다고 하니 더 열받네 "
" 노래방은 누구야 나와!!!!".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 당연할 것이다 그때 나는 눈이 반쯤 돌아있었다.
나랑 친한 동생이 나를 말린다.
"누나 됐어 화내지 말고 정신 차려봐. 사람들 말 다 틀을필여없어" " 화내는 누나가 더 손해야"
라고 나를 부추기면서 다독였다.
한숨을 크게 몰아 쉬고는 자리에 앉으면서 말헀다.

"한번 더 내 귀에 거지 같은 소리 들리면 죽여 버리겠어! 내가 못할 거 같아? 걸리기만 해 봐!"라고 하면서.
이때의 나는 매우 거칠고 자존감이 높고 자기밖에 모르는 여자였지만 이때의 나는 누구보다 더 열정적이었고 자신감이 넘쳤고 그리고 억울한 건 못 참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