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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작은 공간 II

동네 한 바퀴

by 점식이

[동네 한 바퀴]


오늘은 휴일이다. 아침을 간단하게 먹고 가까운 안과를 가기위해 출발 했다. 나이 탓인지 요즘 눈이 좋지 않다. 어제 딸이 집에 와서는 아빠 눈이 흐릿 하다고 병원에 가라고 한다. 와이프의 말은 잘 안 들어도 딸의 말은 잘 듣는것 같다. 집에서 약 2 km 정도 거리이다. 휴일날 문을 열었는지 확인도 하지 않고 운동 겸 출발하였다. 집으로 오다가 동네 도서관에 들러서 독서도 할 겸해서 책도 챙겼다. 약 2000보를 걸었다. 안과 건물에 도착하였다. 아직 9시가 덜 되었다. 문을 열시간이 덜 되었다. 아주머니 한 분도 기다리고 있는것 같았다. 조금 시간이 경과 하였다. 주변의 몇개의 상점이 문을 열고 있다. 그래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안과로 갔다. 굳게 문이 닫혔다. 9시 10분경이다. 아, 휴일이구나 하고는 동네 도서관으로 향하였다. 동네 도서관도 법정 공휴일은 휴무라고 안내문이 걸렸다. 운동 잘 했구나 하는 생각으로 집으로 향하였다.


자동차, 화물차 등 몇대를 보내기도 하면서 걸음을 재촉하였다. 동네 가까운 성당을 지나면서 성호경도 하였다. 몇걸음 더 가니 반대편에서 실례합니다 하신다. 옷 복장이 깔끔해 보이는 약 40-50대 아저씨 이었다. 날씨가 비가 올 정도로 흐린 날씨라 우산도 들었다. 사실 나도 비가 오면 어쩌지 하는 마음속의 근심이 있었다. 멋쟁이 아저씨는 근처에 복지관이 어디 인지 여쭈어 본다. 사연은 이렇다. 며칠동안 밥을 먹지 못하였다고 하신다. 공휴일이라 밥을 얻어 먹을 때가 없다고 하신다. 근처 성당에 가서 사연을 이야기 하니, 일요일 날 오시라고 한다고 하였다. 사정은 이해가 되지만, 웬지 아닌 것 같다. 복지관 위치를 모르겠다고 하고는 자리를 떠났다. 100m 정도 멀어지고 나서는 후회가 되었다. 상대방이 어떤 의도인지에 관계없이 지갑을 열지 않은 것에 후회가 되었다.


20-30년을 지나다니는 길이다. 한번도 과거에는 이러한 풍경은 보지 못했다. 지하철, 기차역 등에서 수없이 많이 본 광경이지만, 너무 안타깝다. 한편으로는 우리 동네에서 한번도 보지 못한 복지관을 찾는것이 의아하기는 하다. 현 시점의 정치의 불안, 자영업의 폐업, 중소기업의 경영 불안 등, 한국경제 정치 상황을 이야기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상대방이 어떤 의도인지는 몰라도 지갑을 열자.


-점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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