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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수플레 케이크

by 가을 Nov 27. 2024

평소 퇴근길이 한 시간 정도 걸리는 탓에, 출퇴근길에 유튜브로 이런저런 영상을 틀어두곤 한다. 평소 자주 보는 채널 중에는 유명한 심리학자, 철학자들의 사상이나 고전 등을 쉽게 풀어 해석해주는 채널이 있는데, 우연히 넘기던 중 해당 채널에서 아들러의 심리학에 대해 다룬 영상을 접하게 되었다. 심리학 수업을 들을 때 꽤 자주 들었던 이름이었지만, 관련 내용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볼 기회는 없었기에 영상을 클릭하게 됐다.


 영상에서는 다양한 예시를 통해 아들러의 심리학을 설명하고 있었다. 그 핵심은 ‘공동체에 공헌하라’는 것이었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며, 공동체 속에서 의미를 찾고 성장하는 존재이기에, 개인의 행복과 성장은 필연적으로 공동체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공동체에 속해 그 공동체 내에서 인정받고, 서로 돕고 지지하며 함께 성장할 때 진정한 행복을 느낀다는 것.


이러한 아들러의 개인 심리학은 현대 심리학 중 가장 각광 받는 이론 중 하나이며, 많은 연구들이 이를 지지하는 결과들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내용을 찬찬히 듣고보니, 내가 일상 속에서 느끼는 대부분의 행복감은 공동체 안에서 사람들과 나누고, 서로 지지하고 사랑을 나누어 줄 때 가장 컸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학교에서 아이들과 소소한 농담을 주고받고, 아이들에게 사랑을 나누어주고 표현할 때, 그리고 아이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나의 진심에 화답할 때 진정한 행복감을 느낀다. 교직에 얼마 있지는 않았지만 내가 확고히 가지게 된 생각은, ’아이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것은 아이들로 하여금 교사가 자신들을 정말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이 느껴지게끔 하는 것‘이라는 점이었다. 이건 연기로 되는 것이 아니고, 진심으로 나의 내면에서 흘러나와야 한다. 아이들은 바보가 아니다. 아이들을 귀엽고, 사랑스럽게 생각하는 마음이 충만해야 이것이 아이들에게 가 닿을 수 있다.

  아이들이 가장 우울하고 좌절감에 빠질 때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가족, 학교 등)에서 인정받거나 소통하지 못하고, 누군가와 연결돼 있다고 느끼지 못할 때였다. 다른 어떤 상황보다도 치명적이었다. 그래서 외롭고 사랑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행복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들 한명 한명에게 애정을 담아 대하도 있다. 물론 나도 사람이기에 모두에게 동일한 사랑을 주기에는 한계는 있지만.


 일상에서의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친구 간의 관계도, 직장 동료 간의 관계도, 가족 간의 관계까지 모두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나는 너라는 사람을 인격적으로 너무나 좋아해. 너와 연결되어 있는 것을 굉장히 기쁘게 여기고 있어‘라는 느낌이 온 몸에서 뿜어져 나와야 한다. 그러면 그 진심이 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밖에 없고, 이는 나와 내 주변의 모든 이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퇴근 후, 오랜만에 서울에서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났다. 함께 파스타를 먹고, 카페에서 바나나 수플레를 먹으며 소소하게 이야기를 나눈다. 달달하고 퐁신퐁신 부드러운 수플레 케이크가 입에서 녹았다. 그동안  못 나눈 근황도 나누고, 작은 선물들도 받았다. 새삼 친구들과 함께 있는, 연결되어 있는 이 순간이 감사하고 행복하게 느껴졌다.


나도 늘 사랑을 표현하고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진정한 행복감을 느끼고 또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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