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잔에게 온기를 담아주면
달콤한 한숨이 새어 나왔지
주변엔 슬픔이 너무 많아
찻잔마저 나에겐 고요한 위로겠지
아마도 찻잔을 향한 기대일지도 몰라
찻잔은 해마다 찾아오는 계절엔 관심 없어
오래돼서 금이 간 몸이 흔들려도
찻물은 여전히 증기처럼 피어오를 테니까
찻잔을 들고
하루의 고민을 생각하다
찻잎의 움직임에
시선을 빼앗기는 동작은 무의미해
그때마다
보이지 않던 불안이
매끄러운 표면처럼 단순해질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해
찻잔의 생각은 참으로 명료해
단단한 아랫부분을 조심스레 만지며
지난밤의 찻잎 뒤에 숨겨진 상념을 걷어내고
비로소 다시 채워질 힘을 얻지
그건
내일이 던져줄 새로운 시작
강한 의지인 거야
비움은 채움의 예비 의식이기도 해
그러므로
찻잔은 늘 비어 있어
오늘 아침의 위로
때때로 난 널 사랑해
생각대로 충만하게 살고 싶어
방법은 간단해
갖가지 감정들을
따뜻한 물에 불려
찻잔에 쏟아부으면 끝
그럼 하루 한 모금
제대로 된 마음의 양식을 얻을 수 있어
삶의 흐름은 물결 같아
언제나 나의 찻잔은 오늘 아침의 위로
깨진 기억을 비추는
찻물의 그림자를 보고 있으면
찻잔 속의 내가 보여
나인 듯
내가 아닌 듯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속마음이 보여
찻잔은 여전히
오늘 아침의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