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너를 별이라 부르기로 했어

by 글그림



오늘은 너를 별이라 부르기로 했어

매번 그런 건 아니야

가끔 너무 현실적이라 별 같지 않을 때가 있으니까

예컨대

거실에 나가기 전에 세수했냐고 묻거나

밥 다 먹고 나서 반찬을 왜 다 남겼냐고 묻는 순간

그럴 땐 널 별이라 부르기엔 좀 버겁지


하지만 오늘은 너를 별이라 부르기로 했어

젖은 수건처럼 마음이 축축 늘어져 있던 날

아무 말 없이 내 옆에 앉아

귤껍질을 벗겨줄 때는

손끝에서 나는 냄새가 과즙처럼 달아서

잠깐 네가 우주처럼 느껴졌어


별은 대체로 멀지

그래서 가까운 별은 위험하고

너무 가까운 사람은 상처가 되기도 해

한때 너를 꽃이라 불렀고

봄이라 불렀고

마지막에는 그냥 이름을 불렀지

하지만 오늘은 너를 별이라고 부르기로 했어


별은 땀처럼 반짝여

빛을 내는 게 아니라

너무 오래 깊이 타서

저절로 터져 나오는 거야

너의 웃음이 그래

즐거운 듯 흘러나오는 미소

나는 온도를 잴 수 없었지만

굳은 표정은 금세 빛났지


이름을 붙이면

사라지는 것도 있고

살아나는 것도 있어

너를 별이라 부르는 오늘

사라진 것은 어젯밤의 냉기

살아나는 것은

너를 처음 발견했던 밤바다의 기억


사실 나도 잘 몰라

별이 무엇인지

다만 네 눈동자가 너무 반짝이면

말보다 먼저

시를 쓰고 싶어 진다는 것

그럴 때

가끔 시보다 네가 더 시 같다고 생각해


그리고 그때마다

너를 별이라 부르기로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