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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장. 두 번의 피검사결과, 치료는 잘되고 있습니다.

by 뚜기맘



세브란스 병원으로 전원후 산부인과 진료를 보면서 피부과와 신생아과 협진 진료를 같이하며 병원에 오라는 날마다 가고 있었다. 그리고 두 번의 피부과 협진 진료와 두 번의 피검사를 시행했다.


이번에도 막달 검사 때 산부인과에서 필요한 피와 피부과에서 필요한 피를 같이 뽑고 난 후 2주 뒤 피부과에 피검사 결과를 들으러 가는 날이었다.


산부인과 진료 때보다는 그나마 덜 긴장됐다. 첫 피부과 진료 때도 그렇고 두 번째 피부과 진료인 날에도 긴장감은 덜했다. 진짜 힘들었던 건 세브란스 병원으로 전원 전 은평 성모병원 때 감염 내과에서 근육주사 일주일 간격으로 3번 맞을 때가 정말 극강으로 힘들었던 때가 아니었나 싶다.


세브란스에 왔을 때도 그 근육주사를 맞은 게 치료 효과가 보이고 있는 건지 아닌지 확실하게 알 수 없었고 그 당시 신경과에서 검사를 받아야 할 것이 있어 협진 진료를 의뢰해야 할 사항이 있었는데 전공의 파업으로 인해 진료를 보지 않는다고 해서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하나 고민해야 하는 시기도 있었다.


우리 뚜기가 18주 차까지만 해도 멀쩡했다가 19주 차에 갑자기 배에 복수가 차고 장기가 석회화되어가고 머리 부분에도 우주복을 입은 거처럼 부어 보이는 소견을 보일 때 기존에 다녔던 국립중앙의료원 때 진료가 생각이 난다.


근처 개인병원에 초음파 보러 갔다가 아기 상태가 좋지 않음을 알고 국립에서 피검사를 진행했을 때 들었던 청천벽력과도 같은 사실.


바이러스에 감염이 된 사실을 안 뒤로 정말 나는 하루하루 절망 속에 빠져 살았다. 지금 다니고 있는 병원에서는 해줄 수 있는 것도 뱃속 태아에게 해줄 수 있는 그 어디에도 치료방법이 없다는 이야기뿐 그리고 상급병원으로 전원 해서 산모도 치료를 받아야 하고 아기도 상태를 봐야 한다는 이야기뿐.


그러나 예후가 좋지 않은 케이스임에는 분명하다. 아기가 오래 못 버틸 수 있다. 치료가 시급하다. 지금으로서는 그 어떤 것도 장담할 수가 없다. 그래서 그때 당시 급하게 전원 했던 병원이 동급 은평 성모병원이었다. 급하게 전원을 했고 바로 산부인과와 감염 내과를 오가며 일주일 간격으로 페니실린 근육주사를 맞았다.


이 바이러스 치료에는 페니실린 주사만큼 효과가 좋은 게 없다는 사실. 누구나 걸릴 수 있는 거라고 한다. 그리고 즉시 치료하면 괜찮아지는 병. 그러나 산모가 임신 중일 때는 태아에게 수직 감염이 일어나기에 태아에게 안 좋다는 건 기정사실. 그 후 인터넷만 얼마나 찾아봤는지 헤아릴 수가 없다. 내 인생에서 내가 이런 일을 겪게 될 줄이야...


제발 감염된 게 아니어야 할 텐데.. 국립에서는 이 바이러스 때문에 이런 양상을 보이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지만 은평 성모에서는 이 바이러스 문제로 수종이 생겼다기보다는 폐에 혹이 생기는 건 ccam으로 보인다.


바이러스 감염과는 별개로 그것 때문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소견을 말씀해 주셨다.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싶었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정말 ccam 이 맞는다면 27~28주 사이에는 폐에 혹이나 복수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21주 차 때 그렇게 전원 했던 은평 성모에서 검진 갈 때마다 아찔하고 두려웠던 시기가 있었다. 중간중간 감염 내과를 다니며 고통스러운 페니실린 주사를 맞으며 견뎌냈던 시간이 있었고 그리고 27주가 되고 정말 말도 안 되게 우리 뚜기의 복수가 점차 줄어드는 게 보였다. 정말 일말의 조그마한 가능성이고 희망이었다. 그리고 기적이었다.


은평 성모에서 나를 진료해 주셨던 교수님이 그러셨다. 뱃속 아기한테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치료해 줄 수 있는 게 없었는데 그래도 아기가 스스로 잘 이겨내주고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그리고 태어나서 보다 나은 치료를 위해 한차례 더 병원을 전원 했다. 바로 지금 출산을 앞두고 있는 신촌 연세 세브란스 병원으로.


고위험 산모만 담당하시는 교수님께 예약을 했고 은평에서 들었던 소견과는 다르게 팩트 폭격을 맞으며 감염이 됐다고 봐야 한다. 예후가 좋지 않은 케이스가 맞다. 태어나면 어느 한 부분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치료를 해야 하는 게 맞다.


그리고 백 프로 치료가 안될 수도 있다. 안심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무수히 들으며 피부과 협진 진료와 신생아과 교수님 과의 면담을 통하고 오라는 날짜에 가서 진료를 받으며 피검사 수치가 좋아지고 있음을 이야기 들으며 희망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까딱했다가는 신경 검사까지 해야 할 뻔도 했으나 다행히 초음파로 보이는 뚜기 상태도 호전되어 보인다는 소견 페니실린 주사 치료가 효과를 보이는 것 같다는 희망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피부과 교수님으로부터 출산 잘하시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지금이 36주가 되었으니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 정말 잘 버티고 이겨내 주고 여기까지 와준 것만으로도 우리 뚜기는 기적이고 기특한 아기이다. 36주 차가 되고 지금 와서 내가 어렵게 이 공간에 이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했고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우리 뚜기의 정확한 상태는 그리고 치료가 필요하다면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는 태어나 봐야 정확히 알 수 있다고 교수님들은 이야기한다. 그리고 지금은 출산에만 집중을 해야 한다. 여기까지 왔다.


뚜기야 우리 조금만 더 힘내보자 다 왔어 이제 네가 어떻든지 간에 엄마는 널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야. 끝까지 엄마가 함께 할게. 나는 뚜기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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